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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향 의욕적인 새출발 돋보이는 가을 무대

-박태영지휘자 취임, 새로운 의지로 전주시향 새옷 입히기 나서

 

-시민에게 다가가는 연주무대로 자기 정체성 찾기

 

-31일 시민과 친근하게 만나는 초청음악회

 

-10월 정기연주 100회 기념연주회에서는 아마추어 성악가와 함께 하는 ‘레퀴엠’연주

 

전주시향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덕분에 올가을 전북의 음악무대는 새로운 열정이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여러차례 불발로 끝났던 상임지휘자 공개모집의 어수선한 과정을 매듭짓고 새지휘자로 위촉된 박태영씨가 전주시향에 새로운 옷 입히기에 적극 나섰다.

 

31일 저녁 7시 30분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시민초청연주회로 가을 무대를 여는 전주시향은 9월 2일 오후 6시 전북예술회관에서 갖는 4대 상임지휘자 박태영씨 취임연주회를 기점으로 10월의 1백회 기념연주회, 11월 특별기획연주회, 12월 베토벤의 심포니연주회 등 의욕적인 프로그램을 기획, 시민들과 클래식음악팬들에게 다가간다.

 

시민들을 끌어들이는 기획연주회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면서도 교향악단으로서의 음악적 본류를 찾아내겠다는 의도다.

 

“사실 정기연주회는 교향악단의 자기만족적 성향이 강합니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레퍼토리가 구성되기 마련이지요. 적어도 한국의 음악 환경에서는 이런 정기연주회가 시민들을 끌어들이는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시민들을 끌어들여야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은 관립오케스트라의 자기정체성을 심각하게 고민한 박씨가 찾아낸 해법은 바로 시민들 속에 들어가는 기획연주를 활성화하는 것.

 

10월에 있을 1백회기념 정기연주회에 올리는 ‘레퀴엠’은 그러한 기획을 본격적으로 실험하는 자리다. 2백여명의 합창단과 함께 하는 이 연주회를 음악전공자들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자리로 이어내겠다는 박씨는 연주의 질은 아무래도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시민들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시향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인식시켜주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한다.

 

올해 하반기 연주회는 물론, 내년 상반기 연주 계획도 윤곽이 세워져 있다고 소개한 박씨는 기왕에 정해진 연주회로 하루도 쉴날이 없지만 기왕 전주시향을 맡은 이상 좋은 오케스트라를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시향 연주회에 오면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시민들 사이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겁니다. 필요하다면 단원들에게 충격과 자극도 불어넣을 작정입니다.”

 

러시아국립교향악단 수석지휘자로, 또 서울시 청소년교향악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를 겸하고 있는 박씨는 9월에만도 서울과 일본 연주회 등 빡빡한 연주무대가 계획되어 있다. 한국음악계는 물론 러시아 일본 등 국제음악무대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사실 전주시향에만 묶여 지낼 수 없는 형편이다. 전주시향 객원지휘로 인연이 된 그는 오랫동안 상임지휘자 영입대상 1위로 꼽혀왔지만 지방에서의 상임제의를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까닭도 이 때문이다.

 

“선뜻 전주시향을 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러시아나 일본에서의 연주회 요청이 많아서 그만큼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고, 조건도 아주 열악했기 때문입니다.”

 

재일교포 3세로 일본 동경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했고 평양음악대 무용대학 지휘학과와 차이코프스키 모스크바 음악원 지휘과를 졸업한, 특별한 경력의 이 유망한 젊은 지휘자는 전주시향에 새로운 의욕을 걸어두고 있다.

 

“CD를 듣는 것보다 전주시향의 연주를 듣는 것이 좋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의 진정성을 믿고 있는 박씨의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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