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3 12:32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전북칼럼
일반기사

[전북칼럼] IMF 조기졸업의 역사적 의미

2001년 8월 23일 우리 나라는 IMF(국제통화기금) 차입금 총액 195억 달러 중 잔금 1억4천만원 달러를 마저 상환함으로써 3년 앞서 차입금 전액의 변제를 완료하였다. 또한 한국은 100억 달러를 보유한 세계 5대 외환강국으로 올라섰다. 이로써 우리는 3년 반만에 ‘경제주권’을 완전히 되찾은 것이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지만, 1997년 11월 당시 국가의 외환보유고가 39억 달러로 급감함으로써 우리나라는 국가부도 직전의 외환위기에 직면, 그 달 21일 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하였다. 195억 달러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한국은 재정·예산·금리정책을 포함한 거시경제정책과 구조개력 정책에 관한 결정권을 IMF에 넘겨줌으로써 경제주권을 상실하는 국치(國恥)를 당한 것이다. 

이날부터 한국 정부는 독자적인 예산편성, 재정지출, 금리 등 거시경제정책 및 구조개혁 정책에 관해 IMF와 의무적으로 협의해야 했고 IMF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한국정부에 ‘구속력’을 발휘하였다. 또한 ‘사후 정책평가 협의’의 의무도 졌다. ‘경제주권’을 되찾았다는 말은 우리 나라가 경제정책 결정권을 완전 회복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한국은 IMF로부터 독립된 명실상부한 주권국가이다.

지금 나라의 경제상황은 17%까지 올라간 IMF의 고금리처방을 무사히 통과하여 금리수준이 ‘제로금리’로 호전되었고 실업률은 3%대로 낮아졌으며 금융기관은 철저한 개혁을 통해 튼튼해졌으며, 대기업 구조조정은 거의 70% 수준에 달해 시장도 서서히 작동하기 시작하였다. 

국가채무가 500조엔에 달하고 금융부실이 150조엔에 달하며 실업률이 5%를 넘어서고 노숙자가 급증하는 데도 개혁의 길은 막혀 있는 일본경제에 비하면, 한국경제는 이제 세기를 격(隔)할 만큰 내용적으로도 지극히 건전해지고 새로워졌다.

이에 반해 IMF의 지원을 받는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동구제국, 러시아 등 대부분의 나라들은 아직도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였다. 또 영국과 멕시코는 IMF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무려 6년이나 걸렸다. 

이런 IMF관리체제의 역사를 상기할 때, 한국의 3년 반만의 조기졸업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것이고 IMF지원을 받은 아시아 나라중 차입금을 상환한 유일한 나라라는 점에서 역사상 획기적인 것이다.

이에 호르스트 쾰러 IMF총재는 김대중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을 ‘타국의 모델’로 치하하였고, 영국 The Times지와 러시아 ‘브레먀 노보스찌’신문은 한국정부의 실력을 극찬해 마지않았다. 그래도 국내 민심은 아직 칭찬에 어색한 것 같다. 하지만 전북인들은 정부의 이 엄청난 성과를 자랑해도 좋은 것이다. 머지않아 일반 국민과 역사도 이를 정당하게 평가해 줄 날이 올 거라고 확산하기 때문이다.

 

국민과 정부·여당은 처절한 상황 속에서도 합심하여 지혜를 짜내고 끈기를 발휘하여 이러한 국가대업을 완수한 것이다. 외환위기는 완전 극복했다. 이제 경제를 불황에서 살려내야 할 차례다. 기실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우리 경제는 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기만 한다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부단히 정보화 혁명에 박차를 가하여 세계 최고수준의 지식·정보강국으로 올라서고 있기 때문이다.

 

 

/ 정균환 (국회의원. 민주당 총재특보단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