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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시 당선작 - 낡은 구두

 

                      낡은 구두

 

 

                                                          송승근

 

 

 

집을 나서야할 이른 아침
차가운 시멘트 바닥 한 구석에서
밤을 지샜을 낡은
구두 한 켤레를 본다

 

 

오랜 세월 거친 길을 헤매면
몸 속의 멍도 감출 도리가 없는 듯
푸른색 실밥이 타져 나왔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쉬어야 하는 것일까
느슨하게 풀린 끈이
고갯길 바위시렁에 주저앉은 듯

 

 

그러나 알아야 한다
굽은 닳고닳았지만
문 밖을 향해 가지런한 것은
걸어야할 길이 아직 남아있기에,
그래서 말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나의 길을 기억하는 낡은 구두여,
오늘도 너의 끈을
단단히 동여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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