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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한반도 평화는 경제도약 지름길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밝힌 북한에 대한 '악의 축' 발언은 여러모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러한 동맹국의 발언은 한반도에서의 긴장과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얼마 전 있었던 이회창 총재의 미국 방문이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을 유도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만약 이러한 비판이 사실이라면 제1야당 총재로서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님은 분명하다.

우리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긴장의 조성의 경제회복의 기대를 뒤엎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의 9·11 반테러전쟁 기간 중에도 평화 분위기를 유지했던 한반도에 이회창 총재의 인식과 부시의 연두교서 발언이 불러일으킨 긴장 가능성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다. 

나는 지난 7일 국회 민주당 대표연설에서 "미국이 지난 권위주의 시대에 독재세력의 손을 들어주었던 아픈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고, 미국이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정중히 부탁했다. 

이회창 총재는 물론,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기운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국민은 미국의 태도변화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며, 햇볕정책을 포기하는 내용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8일 주한 미대사 허바드를 만나 이러한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했고, 반테러 전쟁이 햇볕정책을 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설득했다.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이다. 세계의 많은 문제에 대해서 우리는 미국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지지한다. 그렇듯이 미국도 한국과 한반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의 판단과 주장을 경청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정말 동맹국이 아닌가. 

다시 냉전의 장막이 한반도에 드리워지는 것은 불행한 일의 서막이다. 

20년전 레이건,나카소네,전두환 삼각 편대가 부시,고이즈미,이회창이라는 신냉전, 철의 장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미국과 한국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클린턴과 올브라이트가 주장한 대로 지금 미국이 택하고 있는 대북정책은 긴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옳지 않다. 이것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한반도 평화가 몇 십 년의 과정을 통해 이룩된 일임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이번 주에 만난 경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지금 막 살아나려는 경제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고, 부시의 태도에 굉장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었다. 바로 냉전과 긴장이야말로 경제회복, 경제도약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긴장이 조성되면 해외투자자들은 다른 나라로 떠날 것이고, 이제 막 바닥을 치려는 경제는 가라앉고 말 것이다. 

평화는 소극적인 대상이 아니다. 경제발전과 도약을 위한 필수적인 해결과제다. 

이회창 총재가 오늘의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한반도 평화와 경제회복을 위해 정략적 관점에서 벗어나 국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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