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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이강주 조정형 명인, 애주가 입맛 돋우는 민속주이야기 펴내

 

 

옛날 중국술 보다 맛이 좋아 널리 알려진 우리 민속주. 하지만 일제 강점기 밀주(密酒)로 묶여 맥이 끊어졌다가 9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야 민속주를 발굴하는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구석 구석에서 고유의 맛과 멋을 우려내, 애주가의 입맛을 돋우고 있는 민속주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우리 땅에서 익은 우리 술'.(서해문집)

 

전주 이강주 명인 조정형씨(62·중요무형문화재 6호 이강주 기능보유자, 민속주명인협회 회장)가 전국을 누비며 우리 전통술에 대한 자료를 모은 결실이다. 지난 90년 '다시 찾아야 할 우리의 술'을 펴낸데 이은 두번째 전통술 이야기.

 

"선조들의 정성이 담긴 술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는 민속주를 소개하고 자료로 남기는 일이 민속주를 보존하는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

 

전통주의 암흑기였던 70년대, 전북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보배소주 연구실장 등 주류회사에서 일하던 그는 잊혀져 가던 우리 술을 되살리기 위해 험난한 길을 선택했다. 집을 팔아 민속주 제조에 젊음을 바친 것. 집안 대대로 전해오던 이강주를 제품화 하는데 성공, 전통주 계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그는 이지역 역사의 산증인이었던 작촌 조병희선생의 아들이다.

 

이번 책은 술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그대로 담겼다. 이강주를 비롯해 안동 소주, 문배주, 경주 교동법주, 오메기술, 해남 진양주, 진도 홍주, 문경 호산춘 등 각 지역 전통술 내력과 담그는 법이 상세하게 소개됐고

 

북한의 향토주도 눈길을 끈다. 복분자주 쑥술 인삼대추술 송엽주 계피주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손쉽게 담글 수 있는 가양주(家釀酒)는 일반인에게 유용한 정보다.

 

"민속주 제조업은 소규모여서 자생력이 거의 없다. 외국 처럼 영세 주류업자에게 주세를 감해주는 제도를 도입해야 전통술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민속주 발전을 위해서는 세제 감면이나 정부미 원료 배정 등 정책적 차원의 배려가 꼭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초 개관을 앞두고 있는 술박물관 마무리 작업으로 바쁘다. 완주군 소양면 명덕리에 자리잡은 술박물관은 규모만도 1700평에 이른다. 30여년간 전국을 돌며 모은 누룩틀과 도자술병, 술빚는 도구와 술마시고 즐기는 도구 100여 종류 1,400여점이 박물관을 빼곡하게 채운다고 소개했다.

 

야외에는 전통 술 내리는 시설을 비롯해 누구든 찾아와 구경하고 우리술로 한잔 얼큰하게 취해볼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한다. 1만평의 넓다란 박물관 부지는 차차 넓히고 채워서 그야말로 지역의 자랑거리로 키우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 그와 뒤를 잇고 있는 명희씨(28)는 우리 전통 술이 세계적인 명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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