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거울은 다시 비쳐볼 수 없고 떨어진 꽃은 다시 가지에 오르기 어렵다.
破鏡不重照하고 落花難上枝라
파경부중조 낙화난상지
송나라 진종(眞宗) 경덕(景德) 원년(元年)에 불가(佛家)의 법어(法語)를 모아 엮은 책인 《전등록(傳燈錄)》권17에 나오는 말이다.
깨어진 거울은 부부사이가 파경을 뜻한다.
한번 깨어진 거울은 본래의 둥근 모습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설령 붙여 놓는다 해도 흔적이 남는다.
부부사이도 마찬가지이다.
한번 깨어지고 나면 그 날로 원수로 변한다.
다시 합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고 설령 합친다하더라고 평생동안 서로의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파경중원(破鏡重圓)”이란 말도 있다.
직역하자면 "깨진 거울이 다시 둥글게 되었다”는 뜻으로서 파경을 맞았던 부부가 다시 원만한 부부사이를 회복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전란이나 천재지변을 당해 어쩔 수없이 헤어진 부부가 천신만고 끝에 다시 만나 부부관계를 회복한 경우라면 거기에는 안타까운 세월의 흔적 외에 다른 아무런 상처도 있을 리 없다.
이런 때 쓰이는 "파경중원”이라는 말은 참 아름다운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전란이나 천재지변으로 헤어지는 부부는 거의 없다.
인간적으로 미숙한 사람들이 서로의 이기심으로 인하여 다투다가 헤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너무 쉽게 만나고 너무 쉽게 헤어진다.
컴퓨터의 'Delete' 키를 사용하는 데에 너무 익숙해서 그렇게 사람도 추억도 정도 쉽게 지워버리는 것일까? 참 안타까운 세상이다.
破:깨질 파 鏡:거울 경 重:거듭 중 照:비칠 조 落:떨어질 낙 難:어려울 난 枝:가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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