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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음악에 연애걸다

전통문화사랑모임-전북작가회의 '외로운 것은...'

‘사람이 외로운 것은 귀가 있기 때문이지만 / 그 외로움 아니라면 그대에게도 가지 못하리 / 그대가 떠나도 떠나도 다시 돌아오는 포구가 되겠네 // 이 세상 밖 또 하나의 귀 한 잎을 가지라면 내 마음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그대에게 주겠네’ (유강희 ‘귀 한 잎’ 中)

 

외로운 밤, 시가 음악에 연애를 걸었다. 삶의 외로움에 지쳐있는 귀를 달래기 위해서다.

 

(사)전통문화사랑모임 공연기획분과와 (사)전북작가회의 청년분과가 마련한 ‘여름, 젊음 그리고 시와 음악의 연애-외로운 것은 귀가 있기 때문이다’가 19일 오후 7시30분 한옥생활체험관 대청마루에서 열렸다.

 

한정화 시인의 ‘새’ 낭송으로 시작한 연애걸기는 한여름밤을 채운다. ‘짜냐? 맵냐?’ 되묻는 일흔의 어머니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하거나(경종호 ‘김치를 담근다’ 中), ‘당신과의 첫사랑, 꼭 여민 등짐을 지고 그 밤에 나는 또 흘러가’거나(박태건 ‘낙랑’ 中), ‘막 건져 놓은 모시조개 속살 같은 처녀’(문신 ‘다도해’ 中), ‘갈고리에 걸린 시뻘건 갈비를 보면 오래 전 사내를 품었던 그때처럼’ 내 옆구리를 더듬게 되는 그 저녁(김다비 ‘그 저녁’ 中)…. 젊은 시인들의 목소리는 온통 외롭다. 시인들의 낮은 목소리를 따라 가야금과 거문고, 판소리 등 우리소리는 한결 경쾌해 진다.

 

젊은 작가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자리를 끝까지 지켜준 황손 이석씨는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어 정신을 바로잡는 시와 음악을 만들고,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참가자들이 회비를 내어 만든 자리에 한옥생활체험관과 문화공간 다문도 바람이 머물다 가는 대청마루와 잘 익은 막걸리를 내주었다. 행사를 기획한 박성우 시인은 “시와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서로 만나고 자극이 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예술인들이 있어 외롭지 않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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