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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지친 53세 카사노바의 삶에서...

임규정 「카사노바의 귀향」번역 출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함께 1900년 전후 오스트리아의 학문과 예술을 풍미했으나 시대의 질투 탓으로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소설가 겸 극작가 아르투르 슈니츨러(1862∼1931).

 

임규정 군산대 교수(49)가 아르투르 슈니츨러의 1918년 작 「카사노바의 귀향」(신아출판사)을 한국어로 옮겼다.

 

“왜 철학자가 소설을 번역했는지 궁금해 하실 겁니다. 유년시절에 장안의 화제가 됐던 카사노바 일대기를 열독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바람둥이 카사노바 상이 오랫동안 박혀있었는데, 성장하고 철학자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카사노바가 18세기 유럽을 풍미했던 시대의 반항아, 자유사상가, 인문주의자, 과학자, 수학자, 소설가, 음악가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몇년 전 우연히 1920년대 미국에서 한정본으로 발표된 슈니츨러의 「카사노바의 귀향」을 운좋게 구했다는 임교수. 그는 “카사노바의 이야기가 심미적 실존과 인간 실존의 부조리를 다루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의 매력이 사라진 53세의 카사노바. 이 책은 늙고 지친 카사노바가 겪는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임교수는 “늙은 카사노바는 슈니츨러 자신이며, 바로 우리 자신의 초상”이라며 “한때 일세를 풍미했지만, 더이상 자신의 무대를 찾을 수 없는 카사노바의 삶에 짙은 연민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닿는 대로 카사노바와 관련된 것들을 소개해 그에 대한 세간의 악의적이고 통속적인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슈니츨러의 대표작은 아니지만, 간결한 문체와 담백한 줄거리, 탄탄한 구성 등 독자를 깊은 철학적 성찰에 잠기게 만드는 슈니츨러 문학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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