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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의 발견] 새롭게 들어설 문학관을 준비하자

전국적으로 약 40여 곳의 문학관이 있는데 전라북도에 5곳의 문학관이 있다. 도세에 비해 적은 숫자가 아니다. 산과 들 바다와 강을 끼고 자리한 혼불, 아리랑, 미당과 채만식 등 하나같이 아름다운 공간들. 묘한 것은 사후의 문학관 풍경이 이승에서의 삶을 참 많이도 닮았다는 것.

 

최명희와 그의 작품을 내세운 두 곳의 문학관. 남원 사매면의 혼불문학관은 정갈했고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최명희문학관은 작으나 꼿꼿한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두 곳 모두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백일장과 독후감 모집부터 혼불 문학상·학술상 제정, 문학강연, 세미나, 토론회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줄을 이어 단순한 유물보관소가 아닌 작가의 혼을 선양하는 살아있는 기념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아가 출판기념회를 비롯해 문화 종사자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것. 기획능력이 뛰어난 전문가가 상주하는 최명희문학관이 문광부와 대학 등의 기획사업에 참여해 인턴사원을 채용,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면, 시의 직영임에도 운영비가 부족한 혼불문학관은 팀웍으로 견디고 있었다. 하나 아쉽다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던 주인의 유품들이 너무 적은 것. 유족들이 그의 흔적들을 끌어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동성당·경기전 등 역사의 흔적과 사람의 왕래가 많은 한옥마을 중심에 자리한 문학관과 여타 문학관을 수평에 놓고 비교한다는 것에 다른 문학관은 억울할 일이다. 그러나 방문객이 적다고 예산이 부족하다고 투덜댈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야 한다. 돌아 보라. 전국에는 문예창작학과와 국문과가 널렸다. 동호인들과 문학카페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문학하는 젊은이들의 엠티와 회의장소, 글을 쓰는 공간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일할 사람으로 자리 지켜야 할 공간은 발로 뛰는 문학 전문가가 필요하다.

 

백담사 만해 마을과 원주 토지 문학관은 전시공간보다는 작가들이 몇 달이고 체류하면서 작품을 생산해 내는 현장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주와 군산의 문학관은 장소의 협소함으로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고창이나 남원, 김제의 문학관은 고즈넉하기 이를 데 없으니 창작공간으로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전북출신 작가들은 많다. 고은, 정양, 박상륭, 윤흥길에서부터 김용택, 신경숙 등 내로라하는 이들은 전북의 소중한 자산이다. 언젠가 이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할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 말고도 전북출신 혹은 전북을 연고지로 한 문인들의 흔적을 한 데 모은 전북문학관을 만드는 것도 연구해 볼 일이다. 현재 작가들의 육필원고와 자료들을 수집중인 최명희문학관이 그 중심 축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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