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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호남 인사 중용하는 탕평책을 - 백성일

백성일(본보 수석논설위원)

예나 지금이나 사람 쓰는 건 너무도 중요하다.이명박정부가 취임 1백일도 안돼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것도 결국은 인사 실패에서 그 해답을 구해야 한다.국민의 눈 높이와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강부자 내각이니 고소영이니 S라인이니 하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는 것은 너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투표자 절반이 이명박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설령 이후보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는 살려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를 지지했던 것이다.대통령은 국민이 원하는대로 하면 그만이다.한반도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원치 않기 때문에 추진하면 안된다.대통령이 고집부리면 국민들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파문은 하나의 기폭제가 되고 말았다.인수위원회 때부터 설익은 정책을 마구 발표한데다 유가급등에 따른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전국적으로 들불처럼 타오른 촛불시위가 미국산수입쇠고기 하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안된다.이대통령의 생각으로는 그간 좌파 정권 10년동안 너무 미국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면을 일거에 우향우로 돌려 놓기 위해 월령 구분없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키로 결정했던 것이다.CEO 출신답게 성과주의를 강조한 그의 이력에서나 나올법한 논리다.한미FTA만 타결되면 설령 쇠고기에서 손해를 봐도 우리가 자동차 전자쪽에서 이익을 보는 것 아니냐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일 욕심 많은 이대통령이 정치가 근간을 이뤄야 할 대한민국을 주식회사 대한민국으로 잘못 인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탈 여의도 정치와 실용성을 중시한 경제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그러나 아무리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겠다고 밤낮으로 외쳐봤자 혼자만 외친 꼴이 돼 버렸다.관가의 얼리 버드도 억지 춘향이가 되었다.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선에서 끝냈어야 했다.대통령이 극단적으로 전봇대를 뽑는 일까지 할 수 는 없다.톨게이트 하루 이용 차량이 고작 2백여대 밖에 안된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건설교통부와 도로공사가 법썩을 떤 일이 있었다.효율성을 중시하고 규제 개혁을 혁파하겠다는 이대통령의 의지는 높히 살 수 있다.하지만 대통령이 실무자들이 하는 사소한 일까지 해서는 되겠는가.

 

대통령이 그간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개혁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총선에서도 153석이란 과반 의석을 안겨줬는데도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다 날려버렸다.통상 집권하면 빠르면 6개월 늦어도 1년 이내에는 하고 싶은 개혁을 해야 한다.그렇지 않고서는 혁명보다 더 어려운 개혁을 하기가 어렵다.이명박대통령은 지난 1백일 동안의 성난 민심을 교훈 삼아 남은 기간 국정을 안정적으로 잘 운영하면 된다.대통령이 실토했듯 현 각료와 청와대 수석들의 인선 과정에서 도덕성을 소홀히 했다.이대통령이 조만간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사를 단행할 것이다.인사 탕평책을 써야 한다.전문성 있고 참신한 인물을 고루 써야 한다.자신을 찍어주지 않았다고 호남 사람들을 배제하면 또다시 갈등을 빚을 수 있다.대통령은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형 리더쉽을 발휘해야 할 때다.

 

/백성일(본보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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