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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음악문화 서역과의 교류 활발"

'고대악기 공후' 펴낸 조석연 대표… 공후의 기원 및 동북아 전파과정 소개

고대악기를 연구하고 복원하는 일.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다.

 

'동양의 하프'라 불리는 공후 역시 그동안 구체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고구려와 백제에서 널리 사용됐으며, 후에 '백제금(百濟琴)'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전해진 악기 공후. 현재 일본 정창원(正倉院)에 당시의 공후 2개가 보존돼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제작시기나 출처 등이 명확하지 않은 공후가 국립국악원에 소장돼 있다.

 

공후를 악기학적으로 연구하고 재현해 연주해 온 조석연 사단법인 고악기연구회 대표(38). 그가 「고대악기 공후」(민속원)를 펴냈다.

 

「고대악기 공후」는 한양대학교 대학원 음악학 박사학위논문 '공후의 기원과 동북아 전파 과정에 대한 연구'와 함께 조대표가 5∼6년간 걸쳐 연구한 공후 관련 자료들을 엮은 것. 한반도에서 사용된 서역의 악기 공후를 통해 한반도와 서역과의 음악교류사를 살펴보고 있다.

 

조대표는 "고대의 공후는 메소포타미아·고대 이집트·페르시아 문명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전해진 뒤로는 양의 하프가 됐고, 동쪽으로 전파되서는 동양의 공후가 됐다"며 "동양의 공후는 분화를 거듭하며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한국·일본 등 동북아 전역에 널리 전파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민족 고대 음악문화가 서역 등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형성됐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동서문물의 교통로였던 실크로드의 동쪽 종착점은 당나라 서안이 아닌,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대표가 공후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것은 2002년부터.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우리가 연주하지도 않는 서역 악기 공후가 상원사 범종에 새겨진 사실을 확인하고 난 후부터다. 조대표는 "공후가 나를 찾아온 것은 세월 속에 수몰돼버린 자기 존재에 대한 간절한 하소연이었다"며 "한 시절을 풍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윽고 사라져 감감해진 악기가 공후 뿐이겠냐는 생각으로 전공을 고대 전통악기로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공후가 현악기인지 타악기인지조차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던 때, 공후 복원에 나선 그는 정창원에 남겨진 공후 파편을 근거로 상원사 범종에 새겨진 공후의 특징을 결합해 첫 시제품을 얻었다. 그러나 악기는 제 소리로 노래하지 못하고 꺽꺽 마른 울음을 토해낼 뿐. 이후 공후가 우리나라에 전파된 먼 역사의 도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공후의 모습을 되살리고 있다.

 

20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는 고악기연구회의 일곱번째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이날 연주되는 일곱개의 곡은 모두 공후와 배소를 위해 고악기연구회가 위촉한 곡들. 한반도에서 사용된 서역의 악기 공후의 신비로운 소리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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