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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이 그린 '오적'

"시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 말고 똑 이렇게 쓰럇다. /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 볼기를 맞은 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 수가 없으니, 에라 모르것다"

 

재벌, 국회의원, 고급 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다섯 도둑에 비유하며 권력층의 부정과 부패를 판소리식으로 담아낸 김지하 시인의 담시 '오적(五賊)'의 시작 부분이다.

 

계간 '자음과모음'은 봄호(통권 3호)에 이 '오적'의 일부를 다시 수록했다.

 

내용은 1970년 발표 당시 그대로지만 김지하 시인이 직접 그린 열다섯 컷의 그림이 더해졌다.

 

시인은 시의 내용을 형상화한 익살스러운 그림에 짧은 시구를 곁들이고 '소해 설날 지하 그림'이라고 서명했다.

 

정은영 '자음과모음' 편집장은 "시인이 요즘 상황이 '오적'이 발표된 당시 상황과 똑같다는 말씀과 함께 새롭게 그림을 그려 주셨다"며 "다음 호에 나머지 부분을 이어서 수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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