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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맛있는 말'이 필요하다 - 안봉호

안봉호(군산본부장)

어떤 왕이 신하에게 가장 맛있는 먹을 거리를 사오라고 하자 신하가 '혀'를 사왔다. 또 가장 맛없는 것을 사오라고 했더니 이번에도'혀'를 사왔다.

 

이상하게 여긴 왕이 이유를 물었더니 신하는 이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아름답고 좋은 말을 할 때는 그처럼 맛있는 것도 없지요, 그러나 험악한 말, 비난하는 말을 할 때는 그처럼 입맛을 떨어 뜨리는 것이 없는 줄 아뢰오"

 

말에도 맛이 있다. 달콤한 기분이 들게 하는 말도 있지만 입맛을 떨어지게 하는 말도 있다.

 

말은 의사소통만이 아니라 감정도 교류하기 때문에 말 한마디로 자신감을 회복하기도 하고 비판적인 말로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칼에 베인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아물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고 한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날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 많은 말들을 주고 받는다.

 

그런 말들속에는 이웃을 칭찬하는 것도 있지만 아무런 근거도 없이 비방하거나 헐뜯는 것도 많다.

 

최근 각종 개발사업이 군산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다 내년 시장과 시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동안 다소 잠잠했던 중상·모략·무고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누가 무엇에 개입돼 이익을 챙겼네", "누가 모씨하고 짜고 어떤 것을 했네", "어떤 사업은 누구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이뤄지고 있네"등등….

 

혀로 만들어 내는 이같이 맛없는 말들이 군산을 휘감고 있다.

 

남을 비방하고 중상모략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남을 깎아 내려 반사이익을 얻고자하는 이기심에서 비롯된다.

 

법구경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을 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생각이 뒤틀려 가시돋친 말을 친구에게 던지면 그것이 친구에게 가닿기전에 내 마음에 가시가 박힌다.

 

결국 이기심을 채우고자 하는 맛없는 말은 자기 자신도 견디지 못하고 남도 차갑게 만든다는 것은 진리이다.

 

이기심은 긍극적으로 남보다 많은 부(富)를 쟁취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법정스님은 자신의 법문집인 일기일회(一期一會)에서 "갑작스런 부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횡재를 만나면 반드시 횡액을 당한다. 부는 홀로 오는 법이 없고 반드시 어두운 그림자를 동반한다."고 말했다.

 

한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해 보면 많은 부를 얻고자 이기심으로 하는 '맛없는 말'들은 결국 자신은 물론 이웃을 힘들게 해 지역풍토를 어지럽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비약적인 발전단계에 있는 군산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맛있는 말'이다.

 

이웃끼리 서로 칭찬하고 격려할 때 군산은 진정한 의미에서 발전할 수 있는 정신적인 동력을 갖추게 된다.

 

'이웃이 잘돼야 내가 좋다'라는 인식아래 3번 생각한후 한마디 말을 하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의 자세로 중상·모략 ·비방하는 분위기를 추방하고 '맛있는 말'로 비옥한 군산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안봉호(군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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