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새해가 되면 신년계획을 세운다. 한 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1월이다. 지인들에게 소망을 물어보면, 금연, 다이어트, 해외여행, 솔로탈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2010년 나의 소망은 개인적인으로는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는 것과 돈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즐기면서 일하는 것이다. 더 큰 소망은 나누는 행복을 전파하는 나눔 바이러스이다.
연말 TV와 신문의 주요기사들을 차지한건 이웃을 돕는 손길, 기부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워렌 버핏이다. 지난 5년간 우리 돈으로 47조원을 기부했다. 그는 사업을 성공한 이유는 기부 때문이라고 말할 정도로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을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처럼 47조원을 기부하려면 상상하기도 힘든 돈이지만, 그에게 배울 점은 돈의 액수보다 기부하는 마음이다. 나누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눔의 시작은 가진 것의 일부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도 나의 일부를 누군가에게 나누고 있다면 워렌 버핏과 같은 기부천사가 될 수 있다.
나눔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특별한 일이라고 느끼고, 돈이 없으면 못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주변을 둘러보고 나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기부를 한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주변사람들에게 조금 나눠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남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일을 통해서 나누면 된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나눔이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연극을 통해 세상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주자림원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이 공연에 푹 빠져있는 모습과 뜨거운 반응에 이 아이들과 연극을 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일 후 시설을 방문해서 연극교실을 열게 되었고, 매주 친구들과 만나서 연습을 통해 연극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를 창작소극장에서 공연까지 하게 되었다. 나눔은 시작하기가 어렵지 하다보면 나눔의 매력에 푹 빠지는 것 같다. 백설공주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기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태풍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열매,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 세계의 어린이를 돕는 유니세프와 월드비전 등 국제구호기구들과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기부, 바른정치를 위한 정당기부금, 종교 기부금, 학교 장학기부금, 지역발전 기부금 등 많은 곳에 기부를 할 수 있다.
기부의 방법이 다양해 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기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도 있지만,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서이다. 기부금의 사용처가 의심스럽거나,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던 사건들로 인해 기부금을 받는 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아름다운재단 같은 경우는 상당히 공평하게 또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잘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단체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개인과 기업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영리단체들이 공동으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세제혜택을 주고 다양한 형태의 기부를 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관련 법규를 고치는 일이 뒷받침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통해 나누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박영준(전주시립극단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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