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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트위터와 지방선거-성재민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국내에도 본격적인 트위터(twitter) 바람이 불고 있다. 140자로 자신의 이야기를 '재잘거리는' 서비스인 트위터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국내엔 생소한 서비스였으나 김연아 선수의 가입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내 이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한 서비스다. 여기에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의 도입 역시 한몫했다. 최근 조사를 보니 국내 트위터 이용자가 약 18만명 가량 된다고 한다. 이미 1000만개가 넘는 계정을 가지고 있는 국내 1위 SNS 싸이월드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용자 수이지만 언론들은 연일 트위터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하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트위터에 대한 우려를 가장 크게 나타내고 있는 곳은 선거관리위원회다. 선관위는 최근 6월 전국지자체동시선거를 앞두고 '제3자가 특정 후보 및 정당을 지지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할 경우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93조를 들어 트위터를 통한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단속방침을 밝혔다. 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자치선거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도지사, 시장, 군수, 교육감, 교육위원 등 지방자치 요직의 인사들을 선출하는 블록버스터급 선거다. 한 유권자가 투표장에서 손에 쥐는 선거용지가 10여장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큰 규모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다보니 공정선거를 위해 감시의 의무를 지는 선관위 입장에서는 최대한 안전하게 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애초부터 오해의 싹을 없애고 가겠다는 선관위의 취지와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트위터에 대한 선관위의 이해수준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몇몇 트위터 이용자들과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온 정치인들은 선관위의 방침에 대해 "표현의 자유 훼손"(민노당 이정희 의원)이며 "우주선에 도로교통법을 적용하는 꼴"(진보신당 노회찬 의원)이라고 반발했다. 그들이 이렇게 반발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트위터는 불법선거운동을 스스로 차단할 수 있는 고도의 자정작용을 갖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트위터를 움직이는 힘은 follow(팔로우)다. 팔로우는 이용자 스스로가 원하는 이야기만 듣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자신이 팔로우 한 사람의 메시지를 거의 모두 볼 수 있다. 아주 비밀스런 이야기는 이용자들이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나누기 때문에 메시지의 발신자가 외부 노출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대신 메시지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의 강제성은 가지지 못한다. 즉, 내가 하는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강제로 전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받아야 하는 스팸메일의 가능성을 없애주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내가 팔로우하지 않은 이용자의 이야기는 굳이 들을 필요가 없다. 설사 과거에 팔로우한 사용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면 바로 '언팔로우'(상대방과의 팔로우 관계를 끊는 것)를 통해 그의 메시지를 듣지 않으면 된다. 메시지의 수용이 강제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매우 합리적이다.

 

이용자 스스로가 괜찮은 내용의 메시지를 생산해내는 다른 이용자들을 팔로우 하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팔로우 하고 싶지 않은 이용자들을 골라낼 수도 있다. 각 이용자들이 듣고 싶은 메시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보니 개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이용자들끼리 엮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자체적인 커뮤니티도 구축하게 된다. 서로가 가진 최소한의 이익에 기반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강제성이 전혀 없기에 기존의 웹 이용자들의 관계보다 더 끈끈해질수도 있다.

 

선관위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트위터계정을 개설해 선거운동을 펼친다 할지라도 다른 이용자들이 먼저 팔로우 해주지 않으면 웹상을 떠도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팔로워 0을 가진 대선후보가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그 메시지는 아무도 듣지 못한다. 대부분의 팔로우는 이용자들이 원하는 내용의 메시지나 인물일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정치인들의 트위터는 선거운동 목적으로서의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단속에 반발하는 많은 이용자들의 생각이다.

 

선관위가 문제삼고 있는 기능인 RT기능도 마찬가지다. 다른 이용자의 글 중에서 마음에 들거나 의미가 있어 다른 이용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이 기능은 빠른 메시지 전달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선관위는 트위터가 공정선거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이미 해결 가능하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수많은 메시지에 둘러 쌓여있지만 뚜렷한 분별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이용자들의 메시지는 모두 언론과 같은 검증된 집단이 아닌, 각 개인의 목소리에 의해 전달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선별해서 수용하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지나친 홍보성 메시지나 무리한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하는 이용자에 대해선 가차없이 '언팔로우'를 한다. 이용자들은 각자 자신이 가진 메시지의 통제권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당연히 일방적인 선거운동을 펼치는 이용자들은 '언팔'을 당하게 되어 공허한 메아리만 남게 될 것이 뻔하다.

 

최근의 열풍과 트위터란 서비스의 특징에 힘입어, 이번 6·2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트위터의 역할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비스에 대한 이해없이 일방적으로 "하지말라"고만 윽박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공명선거를 위한 선관위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트위터에 대한 대책은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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