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때 대표이사 추대…무주리조트사업 실패
쌍방울의 급신장 아래 쌍녕방적 설립이 한창 진행되던 무렵 이봉녕 사장이 갑작스럽게 고혈압으로 쓰러지고 만다. 쌍녕방적 설립이라는 엄청난 사업을 벌여놓은데다, 방적업계가 쌍방울에 면사 공급을 기피하는 등 급박한 일들이 많은 중요한 시기에 최고경영자가 병원에 드러눕는 사태가 발생, 쌍방울 경영 전반의 동요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봉녕 사장은 한양대부속병원 입원 한달여 만에 퇴원했다. 그러나 회사에 출근, 사장 직무를 수행할 정도로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이 사장은 사장 자리를 장기간 비워둘 수 없다고 판단,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임원 중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하거나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방안을 주변에 타진했다. 하지만 임원들은 기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남 이의철을 대표이사로 추대하자는 뜻을 제안했다. 1954년생으로 26세에 불과했던 이의철 기획실장은 강력히 고사했지만, 결국 모친 김복래 여사의 격려에 힘입어 수락한다. 그리고 1979년 6월7일 이봉녕 사장은 대표이사 회장에 추대되고, 이의철 기획실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1975년 입사한 이의철은 생산부와 판매계 등 현장 근무를 거쳐 기획실장으로 일하며 쌍방울 전체 업무를 익혔다. 적수공권으로 시작한 피나는 인생 역정 속에서 사업을 일으킨 이봉녕 사장은 장남 이의철에게 "사업을 하려면 장돌뱅이가 돼야 한다"며 독려했다.
그러나 이의철 사장은 훗날 야심차게 시작한 무주리조트사업으로 인해 경영권을 잃고 만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이봉녕 회장은 일생동안 거대한 사업을 일구었다. 경영권을 지켜내지는 못했지만, 그가 일군 쌍방울은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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