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지방선거까지 불과 열흘 남았다. 도지사부터 시장·군수, 교육감, 시·도의원까지 지역의 다양한 일꾼을 한번에 뽑는 선거이다보니 그 중요성이 어느때보다도 크다. 최근에는 '정권심판론'까지 맞물려 투표 참여 운동도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투표율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투표 자체에 대한 관심과 달리, 유권자들은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 선거는 총 8건. 각 선거당 최소 4명씩의 후보군이 있다고 해도 벌써 32개 이상의 선택지가 놓인다. 선택지가 너무 많다보니 선거에 관심을 가지려는 사람들에게서 "(후보자가) 너무 많아 헷갈린다"는 말까지 들린다.
유권자들만큼이나 후보자들의 고민도 깊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다른 후보자들과 차별된 '어떤 것'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주로 선택하는 것은 '이색 선거운동'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교복도 입어보고, 하이힐도 신어본다. 최신 유행가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는 것은 예삿일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지쳐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큼 정치를 '쇼'로 만든 나라도 드물다. 정치가 '쇼'라는 것은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안겨주는 장점도 있지만 '쇼'이기에 신뢰를 잃는 단점도 있다. 안타깝게도 한국 정치는 정치인들이 '쇼'를 벌여 자신을 정치적 자산을 유지해왔던 반면, 대중들은 그러한 '쇼'에 몇 번이고 배신당해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 비판을 갖게 된 아이러니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의 선거 운동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에게 주목받고 싶은 후보자들은 끝없는 '쇼'를 벌이고 있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후보자들도 모를리 없다. 대부분 "이름이라도 알아줬으면"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하는 것일테다.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가 '쇼'로 변질되도 좋은 것일까? 후보자들도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선 것이지 그들을 위한 '쇼'를 하려는 것이 아니잖은가. 이제 '쇼'가 아닌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줄 때가 됐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에게, 장차 지역정치를 꿈꾸는 사람들께 '소셜미디어'를 권한다. '소셜미디어'는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타인과 정보와 메시지를 교류할 수 있는 서비스로,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그 중에서도 정치인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는 단연 트위터다. 140자 단문메시지를 주고 받는 서비스인 트위터는 자신의 생각과 활동을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어 전세계 가입자 수가 1억5000만명에 달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은 트위터를 통해 타인과 연결됨을 느끼고 상호 신뢰를 쌓아간다. 스스로를 드러내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내놓기 때문이다. 기존의 익명의 메시지 전달방식이 아니다. 온라인으로 자신을 '확장'한다. 자신을 알리고 드러내야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아주 좋은 서비스다. 이 곳에서는 정당이나 개인의 인기보다는 얼마나 생각이 타인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가 인기의 척도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수록, 그를 따르는 '팔로워'들은 늘어난다. 이런 공간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뚜렷이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전북에는 현재까지 약 500~600명이 트위터를 사용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단순한 숫자로는 매우 작을 수 있지만 이 이용자들이 신규 서비스 및 트렌드에 민감한 '얼리어답터' 계층이고, 이들의 특성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퍼뜨리는 것이란 점에서 트위터의 활용은 매우 큰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이 진정으로 연결되긴 어렵다. 사람들이 냉소적으로 대하는 정치와 관련된 관계라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지역정치인들이 사람들과 진실로 연결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트위터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문제는 '쇼'대신 진심으로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선거는 불과 열흘 뒤면 끝이 나지만 정치와 사람은 계속 이어진다. 사람과 사람이 대중과 정치인이 진정한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을때, 정치도 사회도 모두 좋아질 수 있다. 선거철마다 벌어지는 '정치쇼'가 아닌, 꾸준하고 일관성있는 소통이 빛을 발할 날을 기대해본다.
/성재민(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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