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전북의 춘삼월 호시절은 DJ와 노무현정권 때였다.MB가 정권을 잡고 난후 더 그런 생각이 든다.지금 전북은 이 정권하에서 찬밥 신세다.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중앙에 연결고리가 없어 도나 시군은 물론 기업인들까지도 어렵다.예전 같으면 청와대를 비롯 요로에 전북 출신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소통이 원활했지만 지금은 적막강산이 돼 버려 줄대기도 힘들다.
8.8 개각에서 전북 출신은 비켜갔고 차관급 인사에서는 박선규씨가 문화관광부 제2차관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박차관도 고향만 익산이지 어렸을적 서울로 올라와 전북과는 거리가 멀다.이 정권들어 정운천은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파동에 따른 촛불시위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4개월 한 단명장관이 되었다.유인촌 문화관광부장관은 무늬만 전북 출신이지 서울이다.쓴소리 잘하는 이석연법제처장도 옷 벗었다.
역대 정권에서 장 차관을 지낸 전북 출신들은 소신을 제대로 펴보지 못한채 그냥 자리를 떴다.실세 장관이 못 되었다.DJ 때도 정권 출범에 기여했지만 광주 전남 출신 가신 그룹한테 밀렸다.장관이 되었다고 마구 권한 행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눈치를 더 살핀다.사실 장관된 사람만 명예스럽지 그 주변은 별로다.수양산 그늘 강동 팔십리라고 했지만 그간 전북 출신 가운데 이 같은 역할을 한 사람은 드물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 정권에서 전북 출신들이 장 차관에 기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MB한테 표를 안줬기 때문이다.광주 전남이 호남 몫을 독차지 했다.역대 정권마다 광주와 전남을 외면한 일이 없다.그 만큼 그 지역 사람들의 능력과 기질을 존중하고 있다.적극적이면서 비판적이기 때문이다.소신이 뚜렷하다.우리나라에서 가장 단합이 잘된 3대 집단 가운데 재경 호남향우회를 꼽는다.여기서 말하는 호남은 광주와 전남을 말한다.
고향 전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김현철변호사는 전북 사람들을 소극적이고 무비판적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부정적 의미가 강하다.앞에서는 눈치나 살피고 뒤에 가서는 남을 헐뜯는 근성이 강하다는 것이다.김변호사는 근무지를 바꿔가며 생활해 정확하게 각 지역 특성을 분석했다고 보여진다.한마디로 전북 사람들은 근성이 부족하다.혹자는 양반정신·선비정신이라고 좋게 말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전북은 갈수록 쪼그라 들었다.건설의 굉음이 멈춘지 오래다.고층 아파트를 짓는 타워크레인도 없다.전통을 상품화시켜 관광객을 끌어 들이는 것은 좋다.그러나 막걸리와 가게 맥주 갖고는 큰 돈 벌 수 없다.부가가치가 큰 와인이나 다른 술을 팔아야 돈이 된다.막걸리 문화가 웰빙바람을 타고 순풍에 돛단듯 순항하지만 못 살던 과거로의 회귀 밖에 안된다.막걸리 갖고는 전주를 더 이상 키워 나갈 수 없다.기업 유치로 돈을 돌게 만들어야 지역이 잘 산다.
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다.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솔직히 야당 의원 갖고서는 지역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전북의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아야 가능하다.여야가 공존하는 정치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그러지 않고서는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백년하청격이다.갈수록 국가예산 확보하기가 힘들다.좋아서 한나라당 밀어 주자는게 아니다.실익을 챙기기 위해서는 별 수 없다.지금부터라도 민주당 일색은 탈피해야 맞다.얼마나 지역이 정치적으로 고립됐는지를 잘 모를 것이다.
/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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