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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전북은 공정한 사회인가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MB 집권 후반기 화두는 공정한 사회 구현이다.전두환 독재정권 때는 정의사회건설이었다.정권 잡으면 그럴듯하게 포장된 캐치플레이즈를 내민다.돌이켜 보면 전두환 정권은 쇼로 끝났다.위정자 자신부터가 정의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으니 한마디로 웃기는 짓을 했다.부당하게 권력을 찬탈하고 역사의 단절을 가져온 사람이었기 때문에 정의를 논할 자격도 없다.힘 없는 권력자에게 칼질한 것 같지만 그같은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서는 안되기 때문에 언급한 것이다.

 

눈길을 전북으로 돌려서 공정한 사회를 살피면 기 찰 노릇이다.자주 선거를 치르다 보니까 소지역주의는 말할 것 없고 끼리 끼리 문화만 싹텄다.지방권력자인 지사나 시장 군수에 빌 붙어 야금야금 이권이나 챙겨 먹는 일이 다반사로 생겼다.승자독식구조라고는 하지만 선거 때 캠프에 몸담은 사람들이 요직에 앉아 주물럭 거린다.일정한 직업도 없는 사람들이 관에 기생해서 잘 먹고 잘 산다.호가호위하는 모습이 역겹다.단체나 위원회를 구성해도 그 나물에 그 반찬처럼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로 채워진다.선거 때 눈도장이나 찍고 다닌 새앙쥐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큰 소리 친다.

 

공직자를 누가 줄 세웠는가.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공무원들 사이에는 줄 잘서야 출세한다는 말이 널리 회자되었다.묵묵히 앉아서 일한 사람은 바보되기 십상이다.캡틴 주변에 머물면서 눈도장 열심히 찍거나 손금이 달아 없어질 정도로 잘 비비면 그 사람이 출세한다.인사 때마다 능력 위주로 승진시킨다는 말은 말짱 도루묵이다.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진다고 생각하면 어리석다.선거 때 보이지 않게 줄서서 표를 모아준 사람이 측근이 되고 결국 파이를 같이 나눠 먹는 동반자가 된다.이런 공생적 관계가 공직 사회를 지탱하는데 이들이 나서 공정한 사회를 이룩한다는 말이 말이나 되는가.

 

지금 전북은 할 일이 많고 갈길이 바쁘다.그러나 중앙과의 소통은 물론 각계 각층과도 소통이 잘 안되고 있다.선거 때 도왔던 사람들만 통한다.그건 반쪽짜리 소통 밖에 안된다.생각이 달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과의 소통이 진정한 소통이다.문화 예술계는 말 할 것 없고 각계 각층이 서로 엇갈려 있다.친 불친과 같은 이분법으로 사람을 편 나눴기 때문이다.통합의 리더쉽은 오간데 없고 그들만의 잔치판만 벌어진다.LH 본사 유치 해법도 원천적으로 잘못 갔다.LH를 통합한 근본 이유를 저버리고 분산 배치를 주장한 것은 논리의 비약이요 잘못된 접근방식이다.낙후도와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일괄유치를 주장했어야 옳았다.생각없이 관만 쳐다보고 따라 다니는 해바라기들을 보면 아니다는 말이 절로 난다.

 

지금 전북은 소리가 안난다.고요하고 거룩한 성탄 전야 같다.내부적으로 패배주의에 휩싸여선지는 몰라도 지역이 너무 조용하다.먹고 살기가 어려워 아예 공공의 문제를 포기한 탓인지 맥 빠져 있다.야당 지역이라서 중앙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이 제대로 안된 탓도 있지만 끼리 끼리 뭉쳐서 패거리를 이룬 탓이 더 크다.이건 공정한 사회가 못된다.전면에 나서서 전북을 이끄는 구태의연한 면면부터 과감하게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사람을 바꾸지 않고는 안된다.매너리즘과 사리사욕에 잔뜩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 학연에 의한 편가르기를 그만하고 모두가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전북문화재단 설립도 무작정 시급성만 강요할게 아니라 공정한 틀속에서 이뤄지는지를 헤아려야 한다.

 

/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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