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오(제2사회부 기자)
군산 금강중학교 3학년4반 임소영 학생이 세상을 떠난 날, 지역의 한 기업체 관계자가 수천만원의 성금을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왔다.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래서 소영이처럼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지역의 학생을 돕는데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건넸다. 하늘나라로 떠난 소영이의 바람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업체 관계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난치병 학생에 대한 취재가 시작됐다.
지난 21일 이 업무를 담당하는 군산시보건소에 난치병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명단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답변은 개인정보보호에 위배되기 때문에 명단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산교육청에 다시 문의했다. 기업체 후원을 위해 난치병 학생의 명단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나, 교육청 관계자도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답답했다. 그래서 평소 난치병 학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각 학교 보건교사들에게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학생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보건교사들은 너무도 감사하다며 학교, 학생명, 질병명, 가정형편 등으로 내용을 분류해 11명의 명단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 서류 맨 앞쪽에는 '이 아이들을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개인정보에 문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세상이 밝아지는 가치있는 일이라며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군산지역에는 총 55명의 난치병 학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명 외에도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한숨을 짓는 가족이 있을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에 의해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 홍성오(제2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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