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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지구온난화 방지, 국제적 합의 가능한가

정진승(APEC 기후센터 소장)

인류는 산업혁명 이래 지난 200여 년간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대기 중 온실가스가 증가하여 지구온도가 상승하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였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온실가스의 배출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증가할 경우 21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는 최대 6.5도, 해수면은 59m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는 이상기후의 원인으로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감소, 홍수 및 가뭄 그리고 해수면 상승 등을 야기하여 자연재해를 유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환경부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평균기온 상승률은 세계 평균의 약 2배, 제주도 주변의 해수면 상승은 세계 평균의 약 3배에 달하고 있다. 급속한 기온의 상승은 집중호우와 태풍을 유발하여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전 세계는 1992년 지구온난화 방지 국제협약을 체결하면서 인류가 온난화 방지를 위하여 공동 노력할 것을 합의하고 특히 선진국들은 산업혁명 이래 석탄과 석유의 과다소비로 지구온난화를 유발한 일차적인 책임이 자신들에 있음을 인정하면서 우선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노력할 것을 약속하였다. 1997년 일본 교토 총회는 국가별 법적 구속력 있는 감축목표를 명문화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하고 선진국들이 2012년까지 1990년 배출량 대비 평균 5.2%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규정하였다. 교토의정서는 경제여건, 기후변화의 파급효과, 자연적인 여건 등이 상이한 전 세계 180여개 국가들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합의 도출에 성공하였을 뿐 만 아니라 선진국들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의 감축을 약속함으로써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최대 과제인 지구온난화 문제의 해결 가능성을 보여준 인류 역사상 큰 의미가 있는 회의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금년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교토 의정서협약을 대체하는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포스트 교토체계에 대한 구속력 있는 합의도출과 선진국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개발도상국들의 동참을 유도하지 못함으로써 실패한 회의로 인식되고 있다.

 

전 세계의 유명 언론들이 칸쿤회의를 실패한 회의로 규정하고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체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특히 2012년의 기후변화 총회를 유치하려는 우리나라는 최근의 실패 원인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일차적으로 국가별 이기주의에 기인한다. 즉, 선진국들은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선진국들만의 노력으로는 지구온난화의 방지가 불가능하다는 인식하에 개도국의 참여가 없이는 선진국들도 온실가스의 감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당분간 온실가스의 감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1990년대 말과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하여 각국들은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하여 추가적인 부담을 감수할 것을 요청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지구온난화 관련 협의는 정부 간 협의로서 협상에 참여하는 각국의 대표들은 정부의 공무원들이다. 이들을 배후에서 조정하는 각국의 정치인들은 단기적인 이해에 집착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장기적인 노력에 미온적일 가능성이 높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단기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입장보다는 인류의 공존을 위하는 입장에서 협의를 진행해야 하며 협상 과정에서 각국의 공무원들 뿐 만 아니라 시민단체, 전문가그룹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새해에는 인류가 공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남아프리카회의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정진승(APEC 기후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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