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오(제2사회부 기자)
지난 6일 저녁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물의를 일으킨 A동장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10일 군산시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물론 A동장의 부적절한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과연 이 문제가 사직서 제출로 이어져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시청 내부에서 조차 의견이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A동장의 사직서 이면에 무책임한 군산시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A동장만의 책임인가'를 묻고 싶어지는 이유다.
A동장이 감당할 수 없는 책임감으로 전전긍긍할 때, 시는 A동장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것 외에 도대체 뭘 했나. 개인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조직에 누를 끼쳤으니,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떠미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공직기강에 대한 점검이 미흡했던 것은 아닌지 등 군산시의 공식적인 입장은 전혀 없었다. 지난 2009년 5월 시청 직원들이 상습도박사건에 무더기로 연루됐을 때도 문동신 시장은 해당 직원의 상급자(6명) 문책인사라는'초강수 카드'를 꺼내 파문의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이번 문제도 '뒷북 수습'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술에 취한 A동장의 과오를 용서해 준다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직기강을 더욱 확립하겠다'고 시민들에게 머리숙여 사죄하는 시의 모습도 기대할 수 없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부 시의원은 뼈있는 몇 마디를 건넸다. "A동장의 사직서를 바라는 게 아니었다. 승진 및 전보 대상이 마땅한가 등 인사시스템을 점검하고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원했다. 군산시가 책임있는 자세로 이번 문제를 수습해 나가기를 기대했으나 미흡했다. 분명 A동장만의 책임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을 군산시는 명심해야 한다."
/ 홍성오(제2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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