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볼 수 있는 특별전 마련 "'M' '형사' 더 애착"…차기작 설경구 주연 첩보물 "한국판 007 만들 것"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에게 〈형사:Duelist〉(2005)와 〈M〉(2007)은 전혀 다른, 그러나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다. 〈형사…〉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형사와 자객의 숙명적 대결을 최소한의 서사로 그리면서 모든 힘을 이미지에 쏟은 작품라면, 〈M〉은 천재 소설가의 첫 사랑의 기억을 정제된 이미지로 풀어낸 작품.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포커스'에 초대된 그의 전작 8편 중 이 두 작품이 주목을 받는 것은 그를 새로운 경지에 올려놓은 기념비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모든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한 그를 만났다.
"지금까지로 친다면 내 전작을 튼 곳은 전주영화제가 처음이네요. 와서 막걸리나 마시면서 놀다 가야겠다 했는데,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고맙고 기쁘더라고요. 마치 잃어버린 자식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새로운 시각으로 나의 옛 작품들을 보는 관객들의 눈이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형사:Dueilst〉는 제목 'Dueilst(결투자)'에서도 암시되지만 영화와 그가 맞붙어본다는 생각으로 제작했던 영화. 영화적 움직임의 가능성, 이야기를 떠나 이미지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정말 소통의 문제인가'라는 생각에 오히려 더 밀고 나가 극대화해 본 게 〈M〉"이라고 했다.
"이미지로 이야기를 만드는 게 영화예요. 이를테면 이 인터뷰를 그냥 찍으면 다큐멘터리 같은 내러티브죠. 하지만 대사를 다 빼고 찍을 수도 있어요. 인터뷰의 흐름과 느낌, 주변의 공기까지 다 담아야 하죠. 영화는 그런 느낌을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이렇듯 '전달되는 내용' 보다 '전달하는 방식'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고 믿는 그는 얼마나 많은 장면을 정성 들여 화면에 옮겼는가가 중요하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에서 최진실이 문득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장면이나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계단 장면, 〈M〉의 일식집 인테리어 장면 등이 그렇다.
〈M〉은 〈첫사랑〉(1993)과도 겹쳐지는 영화. 〈첫사랑〉 흥행 실패 후 작심하고 다시 만들었다. 꿈과 현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넘나든 작품. 〈개그맨〉(1989)이 한 번의 꿈으로 작품 전체를 감쌌다면, 〈M〉은 영화 한 편을 아예 깨지 않는 꿈처럼 만들었다. 그에게 많은 영감을 가져다 주는 알파벳'M'은 주인공 민우의 'M', 주인공 미미의 'M'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그의 다음 영화가 어떤 모습일 지 상상하는 건 무리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영화를 꿈꾸기 때문이다. '스타일의 승리' 혹은 '이야기의 몰락'이라는 이분법된 논리로 이야기하는 평단의 반응이 아직 하나로 모아지지는 않지만, 그는 전혀 다른 길 위에 서 있다.
그는 차기작으로 준비하는 것은 설경구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첩보물 미스터 K. 그는 "한국판 007이 될 것"이라며 "아마도 이것이'대중예술'(Mass Media)로서의 또 다른 'M'이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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