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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서 아쉽게 탈락한 오멸 감독

"영화는 똥폼 잡는 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장편 경쟁의 또다른 발견은 오 멸 감독의 〈뽕똘〉이다. 〈뽕똘〉은 심사위원들이 막판까지 고심하게 만든, 영화에 대한 사랑스런 애정이 담긴 작품이다.

 

땡전 한 푼 없이 영화를 찍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갖는 주인공'뽕똘'과 〈뽕똘〉의 감독 오 멸(39)은 서로 닮았다. 이 영화에는 제작비가 고작 540만원 들었다. 첫 장편 데뷔작으로 제천음악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안겨준 〈어이그, 저 귓것〉은 800만원, 후반 작업을 남겨둔 세번째 장편 〈이어도〉는 200만원도 안 들었다. 이쯤 되면 놀랍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돈이 있어야 영화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 큰 벽이었죠. 그래서 15년간 연극판에 있었습니다. 돈 때문에 하고 싶은 작업을 못하는 건 고통이잖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해보자 했던 겁니다. 연극에서 가난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힌 게 도움이 됐죠. "

 

〈뽕똘〉은 오 감독의 고향인 제주도를 배경으로 배우가 되고픈 성필과 어설픈 영화 감독 뽕돌이 만나 전설의 물고기 돗돔을 잡는 과정을 그린 낚시 영화를 찍은 영화. '뽕똘'은 낚싯바늘이 물속에 가라앉도록 다는 작은 쇳덩이나 돌덩이로 제주도 방언이다. 영화는 누군가에겐 아무 것도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아무리 다가가도 잡을 수 없는 돗돔 같은 것.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똥폼 잡는 예술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라고 했다. 이것이 뽕똘의 영화관이며, 오멸 감독의 영화관이다. 그는 제주도 문화판에서 제법 유명한 인사다. 제주 소재 독립문화기획단 테러제이의 대표이자 제주독립영화협회 공동 대표. 그는 제주도 거리예술제 '머리에 꽃을'을 기획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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