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나라에 화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화씨가 옥돌 원석을 얻어 여왕에게 바쳤으나, 감정 결과 돌로 판정받자 여왕은 화씨를 월형에 처해 왼쪽 발꿈치를 잘랐다. 여왕이 죽고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화씨는 다시 옥돌 원석을 바쳤다. 하지만 같은 판정이 내려졌고, 무왕 역시 화씨의 오른 발꿈치를 베게 했다.
이번엔 문왕(文王)이 즉위하자 화씨는 그 옥돌을 품고 사흘간 피눈물을 흘렸다. 문왕이 그 이유를 묻자 화씨는 "보배구슬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올곧은 선비가 사기꾼이 되는 현실이 슬퍼 우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고 문왕은 옥돌 원석을 다듬게 하여 천하의 제왕들이 탐낸 보물을 얻게 된다.
중국 고전 '한비자'에 나오는 '화씨지벽(和氏之璧)' 이야기다. 굳이 풀이하자면 '화씨의 옥'이다. 이 고사는 숨은 인재를 알아보지 못한 군주의 어리석음을 지적한 것이지만, 처음엔 하찮은 돌덩이처럼 보이더라도 정성을 다해 자르고 다듬고 갈면 으뜸가는 보물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지난주 대학들이 일제히 입학식을 갖고 새 가족을 맞아들였다. 꾸밈없이 맑고 밝은 대학 새내기들의 표정이 정겹다. 캠퍼스를 누비는 새내기들을 보면서 이들이 진정 '화씨의 옥'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옥돌. 그러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숨은 인재들이 바로 대학 새내기들인 것이다.
그런데 새내기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대학 입학이라는 성취에 만족해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아무런 목표도 없이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즐기고 노는 것이 대학의 낭만인양 생각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으면 대학은 결코 한가하게 즐기며 노는 곳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고교 졸업생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시대에 대학생은 더 이상 특권의 대상이 아니라 무한경쟁 사회를 헤쳐 나가야 할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 아는 얘기지만 대학생활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글로벌 리더도 되고 인생의 낙오자도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 새내기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인생의 목표, 즉 꿈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야할 곳을 모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는 것처럼 인생에 꿈이 없으면 자아실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꿈을 분명하게 시각화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때 비로소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신입생들은 대학이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대학마다 학생들의 경쟁력 제고와 취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만 해도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지도교수를 배정하여 대학생활 전반에 대한 고민은 물론, 진로와 취업 문제까지 상담할 있는 '평생지도교수제'를 운영하고 있다. 학년에 따라 꼭 필요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하여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총장 추천서까지 받을 수 있는 '큰사람 프로젝트'는 정부가 인정한 우수 취업지원프로그램이다. 해외연수 경비와 항공료까지 대학이 지원해주는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이나 방학 중 해외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인기다.
3월 한 달 이러한 것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대학생활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보라. 그리고 4년 동안 이 모든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 지금부터 고교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치열하게 자신을 갈고 닦길 바란다. 'No sweat, no sweet.' 땀이 없으면 달콤한 결실도 없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기고 노력한다면 신입생들은 4년 후 지금과는 전혀 새로운 인재, 모든 기업이 탐내는 '화씨의 옥'이 되어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