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현 전북대 신방과 4학년
게임에 빠진 아들 때문에 우울병으로 점점 말라 가는 어머니,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한집에서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는 가족, 의사소통의 부재로 심한 말이 오고가는 아버지와 딸…. 가족은 서로를 위로해주지 못하고 하루하루 서로에게 미움과 상처를 주고 있었다. 이들에게 없는 것은 바로 대화였다.
SBS 스페셜 '무언가족(無言家族)'이 지난 13일부터 2회에 걸쳐 방영됐다. '무언가족'에서는 대화를 포기해버린 가족들을 통해 오늘날 가족이 처한 불편한 현실을 조명했다. 갈등을 겪고 있는 가족들이 실제로 나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행복의 울타리라는 가정은 대화가 단절된 채 더 이상 가족이라 부를 수 없는 기묘한 동거로 비춰졌다. 우리 현실의 모습이라는 것 때문에 보는 내내 불편한 다큐멘터리였다.
가부장적 사고로 가정을 군림하던 아버지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과거, 힘을 통해 가정을 꾸려가야만 하던 시대와 달리 현대 사회는 힘이 아닌 두뇌로 그 노동 가치를 획득한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남성 위주의 사회는 몰락하고 말았다. 이런 몰락의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혼란을 겪을 수밖에는 없었고 그런 혼란은 결국 극단적일 경우 가족 붕괴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또한 경제 불안정으로 안정적인 직장이 점차 사라지며 불안해진 가장은 부담감을 느끼고 그 감정은 고스란히 가정 전체로 확대됐다. 이런 점에서 어쩌면 '무언가족'의 탄생은 예정된 순서일지도 모른다. 개인주의와 핵가족화의 확대는 '무언가족'의 밑거름이 됐다. 더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점점 그 범주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무언가족'의 문제점은 심각하다. 개인의 문제는 곧 사회의 문제로 이어진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켜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가장 중요한 해법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함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함부로 대하는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 가족은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무너지는 말과 행동도 가능하다는 생각은 그만둬야한다. 가족이기에 서로를 존중하고 가치관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해져야한다. 결국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부터 문제의 해결은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과연 부모님들과 어떤 시각을 공유하고 있는지 혹은 자식들에게 자신의 가치관만을 투영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다.
또한 서로를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식사시간이라도 함께 해보자.
비로소 제대로 서로를 바라보면 고백과 용서, 그리고 이를 통해 치유가 될 것이다. 가족의 관계 회복은 다가가기 힘들 뿐 절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요즘, 가정에서마저 소통하지 못한다면 우리사회는 더욱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시대가 올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가족이라는 존재를 다시 고민해보길 바란다. 가족의 행복이 바로 자신의 행복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당신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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