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근무 날 빼곤 매일 요양원 노인들 머리 손질 / 올들어 45차례 봉사…경찰서'봉사왕'뽑히기도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이발봉사에 전력을 쏟는 일명 '가위손 경찰관'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간 근무 날을 제외하곤 매일 같이 이발봉사에 나서고 있는 전주 덕진경찰서 역전파출소 김종후 경위(51)가 그 주인공이다.
김 경위가 이발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정읍경찰서 태인파출소 근무할 때부터 이발봉사를 시작한 그는 전주와 정읍을 오가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이발봉사에 참여했다.
올 2월 전주 덕진경찰서로 발령이 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임한 그는 한 달에 주간 근무 날 열흘을 제외하고 야간 근무 날 오전이나 비번 날 오전·오후 2~4시간 씩 요양원 등을 찾아 머리 손질을 해주고 있다.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장인어른과 교통사고 후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숙부를 위문하러 요양원을 찾았다가 한 봉사단체에서 이발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군 복무 당시 3년 동안 소대 이발병으로 소대원들의 이발을 책임졌다는 김 경위는 "요양원에 계신 노인들을 위해 이발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을 보고 고마움을 느꼈다"면서 "군 시절 소대원들의 이발을 도맡아했던 경험이 있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경위가 본격적으로 이발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은 전북 한사랑봉사단 이성기 회장(63·지체장애4급)을 만나면서부터다.
이·미용사 자격증이 없던 김 경위는 한사랑봉사단의 35사단 신병교육대 훈련병을 대상으로 한 이발봉사에 참여해 이 회장으로부터 소질을 인정받은 것.
이후 봉사단의 일원으로 이발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김제 신세계 요양병원과 완주 마음사랑 요양병원, 전주 참사랑 낙원 요양병원, 전주 효사랑병원 등 노인요양병원과 요양원, 35사단 신병교육대 등에서 봉사 단원들과 함께 이·미용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올 들어 4월말 현재 45차례에 걸쳐 500여명의 노인들과 군인들에게 무료 이발 봉사를 펼쳤다고 한다.
쉬는 날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피곤하다는 그는 "이발봉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하다"면서 "내가 집에 있으면 가족들이 '봉사활동 안 하냐'고 할 정도로 이발봉사는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고 설명했다.
천주교 신자인 김 경위는 평소에 남을 배려하고 친절을 몸소 실천하는 경찰관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의 봉사활동 소식이 경찰 내에 알려지면서 매년 덕진경찰서에 선정하는 '자랑스러운 덕진경찰'에 올해의'봉사왕'으로 선발돼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봉사회 일원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돕는 것뿐이라는 김 경위는 "뜻이 맞는 경찰관들과 함께 경찰 내부적으로 이·미용 봉사대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펼치는 게 목표다"면서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게 진정으로 주민과의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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