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 주 군산대 생활과학부 4학년
어머니 曰 "너는 땡볕에 나가 힘들게 일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냉난방 잘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할 수 있는 그런 안정된 곳으로 취직하렴."
딸 曰 "그럼 저는 버스기사가 될래요."
어머니 曰 "아니, 왜?"
딸 曰 "버스 안에도 시원하고 따뜻하게 냉난방 잘되고, 컴퓨터는 없지만 앉아서 안정되게 일할 수 있잖아요"
어머니 曰 "……"
위의 대화는 필자가 나눴던 어머니와의 대화 내용이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한말이기에 웃어 넘겼지만 대학교 4학년이 되어 취업을 해야 되는 상황에 몰린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직업엔 귀천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안정된 직장을 얻어 일하는 것으로 변질되어버린 요즘 20대 젊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힘든 일은 거부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EBS에서 방송되는 '극한직업'에서는 더운 여름날 뜨거운 불속에서 작업하고, 아슬아슬한 다리 위에서 케이블 교체 작업을 하는 등 힘들고 위험한 직업 또는 일들을 소개한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언젠간,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일을 하면서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이런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가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단 생각에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어느 직업이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온다. 또한, 그 보람을 느끼면서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천직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더러운 것을 만진다고 하여, 위험한 일을 한다고 하여 그 사람들이 뒤떨어지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일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되고, 질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이 나온 것.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수입을 사회적 가치의 척도로 삼아 평가하는 현실에서 돈을 가지고 사람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생각이 취업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대기업,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종에 너무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취업난이 일어난다고 말은 하지만 조금만 옆(중소기업)을 살피면 정작 사람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다. 이러한 것이 직업에 대한 귀천을 따지는 것이 아닐까?
한편 호주, 캐나다 등 타 국가에서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한다. 기술직이라고 해서, 어느 힘든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고 해서 그 직업을 천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못한 일들을 하고 있기에 그 직업과 사람들을 존중해 준다고 한다.
약육강식의 자연 생태계처럼 모든 직업에는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직업을 얻어야 먹고사는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에 자신이 나눈 직업의 귀천에 자신이 휘둘리는 것만큼 슬픈 것이 어디 있을까?
필자가 전국에 있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감히 물어보고 싶다. '자신이 이것저것 따지면서 원하는 연봉을 받으며 살게 된다면 과연 행복할까?'라고.
대학생들이여! 청춘들이여! 너무 안이한 직업만을 추구하려 말고 대학생이라는 신분일 때 여러 가지 인턴생활을 하면서 직업을 탐색해보며, 귀천을 따지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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