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기에 빠져 삼중당 문고의 대부분을 읽었던 그는 그때 만났던 문학이 자신의 절반을 키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그의 독특한 독서법은 그때부터 길러온 습관이다. 예를 들면 딱딱한 법학전공책과 사회과학·인문과학 책, 그리고 시나 소설류 같은 말랑말랑한 책을 동시에 번갈아가며 읽는 식인데, 제법 괜찮은 방식인 것 같아 제자들에게도 권하고 있다.
고등학교시절 부마사태로 시대를 조금 알게 되었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운동권 성향을 갖고 있던 법과대학 편집실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정치의식을 갖게 됐다.
고등학교때만 해도 남들처럼 공부해 판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시대상황을 목도하며 군부독재자들의 법무참모역할이나 하는 '육법당' 멤버는 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울산 대학 재직 시절,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기도 했던 그는 이 활동과 별도로, 주체사상 비판 작업에 참여해 〈주체사상 비판〉 책을 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종북좌파'로 분류되는 코미디를 겪기도 한다. 고등학교 시절 팝송에 심취한 덕분에 음악 분야는 물론, 다양한 문화적 취향을 갖고 있으며 그 폭과 깊이가 남달라 그의 페이스북은 정치의 영역 뿐 아니라 장르를 불문한 지식과 교양이 넘쳐난다.
미국 버클리 로스쿨 유학기간을 포함해 20대 후반부터 30대까지의 10여년은 오롯이 전공분야 공부에만 쏟았으며, 이후 세상에 다시 나와, 사회참여의 대열에 섰다.
24시간이 부족해보일 정도로 많은 일들, 특히 사회를 바꾸려는 활동에 전력하고 있는 그는 자신만의 많은 룰을 만들어 지키며 그 일들을 해나간다. 40대에는 소설보다는 시집에 더 마음이 가는데, 압축적인 전달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울산대와 동국대 교수를 거쳐 모교인 서울대 교수로 왔으며, 전공 관련 책 외에도 〈성찰하는 진보〉 〈보노보 찬가〉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등의 시론집을 냈다. 2010년, 〈진보집권플랜〉을 내면서 정권교체를 위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기 시작했으며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모든 것 내던지고 가장 열심히 뛰고 있다. 정치에는 뜻이 전혀 없으며, 우리 사회의 기본이 서게 되면 언제라도 학문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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