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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종 셜리천 부부는- 온라인 공간서 고향 선·후배로 만나'백년가약'

모디스트 셜리천(modiste shirly chun)씨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더 공부하기 위해 파리까지 날아갔다.

 

그러나 우연히 접한 모자 만들기에 급속히 빠져들었다.

 

결국 불문학의 길을 포기하고 모자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했다. 셜리(shirly)라는 이름은 모자전문학교에서 공부할 때 영어 이름 하나 있는 것이 좋겠다 싶어 지었다.

 

셜리천이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국내 유수의 모자기업 디자인실장으로 스카우트 된 그는 샘물처럼 솟아오르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멋있고 아름답고 효용성 높은 모자를 디자인해 시장에 내놓았지만 회사도, 고객도 외면했다.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문 패션모자 디자이너가 만든 고급 모자'라는 그의 전략은 결국 맞아 떨어졌다.

 

조현종-셜리천 부부는 전주가 고향이다.

 

(주)샤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현종 대표는 전북대 심리학과, 디자인 실장을 맡고 있는 셜리천 디자이너는 건국대 불문학과를 나왔다. 각자의 길을 가던 그들이 만난 건 요즘처럼 인터넷이 활성화하기 전 유행하던 유니텔통신 회원 활동이 계기가 됐다.

 

조씨가 밀란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패러디한 글을 써 유니텔통신에 올렸는데, 이 글을 읽은 천씨가 "파리 유학시절 처음 원문으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을 알고 있는 분이 있어서 반가웠다"라며 답글을 올렸다.

 

그 후 서울 강남에서 자리가 마련된 점심 번개 때 인사를 나누었고, 사이좋은 고향 선후배(천씨가 한 살 위)로 시작하여 1년 후인 1998년 결혼했다.

 

조 대표는 전주에 루이엘햇컬처센터(luielle hat culture center)를 설립한 후 매주 경향을 오간다. 그는 전주에 진출한 후 두 가지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첫째 지역신문을 챙겨 읽고, 둘째 서울로 향할 때 자동차 주유는 꼭 전주에서 한다는 것.

 

셜리천에게 모자를 고를 때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에 대해 묻자 "얼굴형도 중요하지만 헤어스타일이 더 중요합니다. 짧은 커트머리의 경우 볼 쪽으로 머리카락이 보이도록 쓰고, 긴 생머리는 그 자체로 여성성이 강하게 드러나므로 장식이 없는 깔끔한 모자로 연출하면 긴 생머리와 멋지게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모자가 두루 잘 어울리는 가장 이상적인 헤어스타일은 어깨선을 넘지 않는 길이의 웨이브 섞인 단발머리예요. 어떤 스타일이든 소화가 가능해 모자를 즐겨쓰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헤어스타일입니다. 연말에 행사나 실내용 모자를 쓸 때는 비즈와 크리스탈 등이 섞여 있는 모자를 쓰면 더욱 생기있어 보입니다. 연말 파티복에도 손색없는 연출이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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