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지난 1960년대까지 우리 언론은 나름대로 파수견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1970년대 유신정권을 거쳐 5공 정권시대에는 애완견 역할로 전락하였으며, 6공화국과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에는 안내견 역할이 강했던 게 우리 언론이다. 그러다가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보수신문들은 파수견을 넘어 공격견으로 돌변해 정부를 끊임없이 물어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공격견부터 애완견까지 네 가지 유형의 모든 개들이 혼재하여 존재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7년 12월 19일 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우리 신문과 방송들은 새로운 대통령인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힘차게 합창했다. 이명박 당선자가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불굴의 용기와 끈기로 이겨낸 일로 시작하여, 대학시절 학생운동으로 투옥됐을 정도로 투철한 민주의식과 애국심을 갖고 있으며, 현대건설 신화의 주역이라는 점을 장황하게 보도하였다. 또한 BBK사건,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 그리고 자녀위장취업 등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과거 10년 동안 침체되었던 경제를 획기적으로 살려놓을 적임자임에 틀림없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였다. 심지어 보수신문의 한 언론인은 칼럼을 통해 "요즘 이 나라에는 어떤 희망과 설렘이 출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부터는 무언가 안심할 수 있고,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덕담을 나누고...마치 함박눈이 내린 아침 같다...나라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기대감이 온 땅에 퍼져있다."고 벅차오르는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기까지 하였다. 주인의 등극을 온몸으로 축하한 이 언론인은 5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과연 이명박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2009년 봄.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를 받자 보수언론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창피주기와 물어뜯기가 계속되었는데, 2009년 4월 27일자 조선일보의 한 칼럼에서 절정을 이르게 된다. "법정에 세우지도 말고 빨리 '노무현'을 이 땅의 정치에서 지우자. 노무현 게이트에 얽힌 돈의 성격과 액수를 보면, 그야말로 잡범수준이다. 그저 노후자금인 것 같고 가족의 '생계형' 뇌물수수 수준이다. 그래서 더 창피하다. 2-3류 기업에서 얻어 쓴 것이 더 부끄럽다." 정당 대변인의 논평이 아닌 자칭 이 나라 최고의 정론지의 대표 언론인의 글치고는 지나치게 의도적이고 공격적이다. 결국 노전 대통령은 한 달 후에 부엉이 바위에서 스스로 몸을 던지고 만다. 일찍이 나폴레옹 황제는 "천개의 총검 보다 단 4개의 적대적 신문이 더 무섭다"고 하였는데 오늘날에도 꼭 맞는 말이다.
언론과 권력이 유착되어서도 안 되지만 사사건건 서로 물어뜯어서도 안 된다. 권력과 언론은 항시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게 바로 언론의 파수견 역할이다. 이제라도 우리 언론은 저널리즘의 가장 기본인 공정성, 객관성으로 돌아가 정치,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사실에 근거하는 올바른 저널리즘을 회복해야 한다. 이제 한 달 후면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우리 언론은 새로운 당선자에게 과연 어떤 미사여구와 수식어를 동원하여 또 다른 용비어천가를 목 놓아 불러재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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