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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삭감 파문 뒤 고창군 브랜드 가치 하락

▲ 김 성 규

 

제2사회부 기자·고창 주재

며칠전 오랫동안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다 고창으로 근무지를 옮긴 모 인사와 식사를 함께한 자리에서다. 모 인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지금까지 고창군의 브랜드 가치는 3조원을 호가했었는데, 지금(예산삭감 파문 이후)의 (브랜드)가치는 1조원에도 못 미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알려져 망신을 산 일련의 '예산 삭감 파문'으로 고창군의 브랜드 가치가 급격히 추락한 데 따른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십 수년동안 공들여 쌓아온 고창군의 가치와 이미지를 일거에 실추시킨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또한 고창군이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린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일부 의원들은 무더기 예산삭감에 대해 "오랫동안 실추된 의회 권위를 세우기 위해, 집행부를 길들이기 위해…"등 설득력 없는 여러 이유를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군의 발전을 위해 쓰여질 예산을 담보로 의원들이 감정섞인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예산을 빌미로 공무원 길들이기를 한다면 이 또한 안될 일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고창군공무원노조는 공무원들이 전국의 자치단체별 예산확보 전쟁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학보한 국·도비와 연차적으로 추진중인 사업비를 감정적으로 삭감한 일부 군의원(민주당 소속 6명)에 대한 강력한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고창군의회는 6만 군민의 대의기구로, 의원들은 군민을 대신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며,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등 오직 군과 군민의 발전과 안위를 위해서 일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일부 의원들의 주장대로 의회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라면 주어진 권한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행사를 자제하고, 의원 본연의 소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의원이 되어야 할 것이며, 그때야 비로소 의회의 권위가 설 것이다. 아래로의 힘인 권력 보다도, 위로의 존경인 권위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원들의 모습을 늦게나마 보기를 기대해 본다.

 

"나그네의 털 외투를 벗기는 쪽은 휘몰아 치는 강풍이 아니라 따뜻하게 내리 쬐는 햇볕"이라는 어느 우화가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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