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아픔 서정적 언어로 풀어내
이형구 시인(58)은 2년 간의 지긋지긋한 퇴고를 마친 뒤 두 번째 시집 '갯바람은 여전히 독공 중'(신아출판사)을 내면서 "애썼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시를 쓴다고 하기엔 스스로 아직 쑥스러운 탓인지 "출간 소감 같은 건 묻지도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법원 공무원으로 평생 법을 공부해온 터라 시는 날 것 그대로지만, 시심을 향한 체온은 뜨겁다. 문학평론가 호병탁은 그의 시를 두고 '현실의 아픔과 직조되는 서정적 무늬'라고 평가했다. 2001년 '공무원문학' 등단 이래 초지일관해온 노력을 적극적으로 평가한 것일 게다.
그의 시를 읽노라면 때론 세상은 상처로 가득 차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 소통방식으로 시의 가능성을 탐구한 그는 그러나 "시적 형상화가 뒷받침돼야 하는 시쓰기가 고행(苦行)이었다"면서 "두 번, 세 번 고치고 나서야 손을 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1부 '갯바람은 독공 중', 2부 '이놈들에게 햇살 좋은 날을', 3부 '나 아니 너', 4부 '그리움은 끝내'로 이어지는 시 전반에는 지독하게 가난했던 시절 "농사나 짓고 살자"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배움의 길로 나가길 원했고 응원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깔려 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삼형제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얼굴 없는 천사로 살아가는 연유이기도 하다.
순창 출생인 시인은 시집'곁에 두고 싶은 사랑'(2008)을 펴냈으며, 전북대·우석대에 출강하면서 '월간 지평선'에 법률 칼럼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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