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지난달 30일 도청 출입 기자 전체에게 장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본보가 보도한 〈'김완주-송하진' 마주치는 곳마다 의전 신경전〉(10월 29일자 3면 보도)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낭설'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창면 도(道) 공보과장은 "(김완주 지사가) 다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자리를 떴을 뿐 의전 문제 때문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를 단체장 간 신경전으로 보는 것은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낭설(浪說)의 사전적 의미는 '터무니없는 헛소문'인데, 과연 그럴까.
송하진 전주시장은 지난달 24일 '제11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고도 김완주 지사 등이 참여한 '비빔밥 퍼포먼스'에선 소외됐다. 이를 미리 안내하지 않은 조직위는 다음날 송 시장 측에 사과했다. 지난 3월 30일 전주시민놀이터 개관식에서 김 지사는 거리 행진 도중 갑자기 자리를 떴다.
"사회자가 김 지사보다 송 시장에게 먼저 인사말을 시킨 게 화근이었다"는 게 당시 현장에 있었던 공무원들과 기자들의 이야기다. 송 시장까지 쫓아가 만류했지만, 김 지사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간다"며 뿌리쳤다. 당시 송 시장 등이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은 김 지사에게 해명하는 모습은 본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모두 기자가 여러 취재원에게 일일이 확인한 사실(fact)이다. 이를 바탕으로 쓴 기사를 '낭설'이라고 일축한 공보과장은 정작 낭설의 유포자(?)인 기자에게는 단체 문자 발송 전 한 통의 확인 전화도 없었다.
공교롭게도 김완주 지사는 최근 확대 간부 회의에서 김영 정무부지사와 양심묵 대외소통국장 등 이른바 '도 핵심 공보 라인' 을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김영 정무부지사와 이창면 과장이 도청 출입 기자단에 오찬을 제안했다 이례적으로 연거푸 거절당한 사실이 김 지사 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평소 기자실조차 찾지 않은 행태도 작용했다. 도지사의 눈과 귀, 입이돼야 할 공보과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도내 대표 일간지의 보도를 '낭설'이라고 깎아내린 공보과의 행태는 도정에 대한 신뢰마저 깨트린다.
도내 한 기초자치단체장이 공보과 직원들에게 강조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이유다. "평소에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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