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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전북문화계 결산 ⑦ 무용]줄어든 춤판에 새로운 몸짓도 없어

전북무용제 4개팀 출전 기존 레퍼토리 반복 / 중견들 발표회 주목…전용 공연장 확보 절실

▲ 젊은 안무자 창작춤 대상을 받은 김성의무용단의 ‘마마 - 그 아름다운 미소’공연 장면.
전북 무용계가 불황의 긴 터널을 뚫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자체 소극장 하나 없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고, 전북무용협회 차원의 새로운 시도도 거의 찾기 힘들었다. 기존의 이벤트를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 질적인 문제는 차치하고 공연 횟수 자체가 급감했다. 전북 무용의 오늘을 보여주는 전북무용제가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새로운 활로 찾기를 과제로 남겼다.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선임 문제는 전북무용계의 핫 이슈가 됐다.

 

△전북도립무용단장 내정설 논란

 

문정근 단장의 연말 정년을 앞두고 후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선임에 무용계의 관심이 쏠렸다. 실제 공모 결과 전북 뿐아니라 전국에서 10명이 응모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인 내정설이 나오면서 도립국악원장이 사퇴하는 등의 파장을 일으켰다. 무용단장 선임을 앞두고 국악원장과 응모자가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전북도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전북과 연고가 없는 서울 출신의 김수현 리을무용단 대표를 차기 단장에 선임했다.

 

△초라한 전북무용제

 

전주에서 군산으로 장소를 옮긴 제22회 전북무용제는 현대무용 3팀, 한국무용팀 1팀 등 총 4개팀이 출전, 박세광 & 김미연 무용단의 ‘눈물꽃’이 대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출전 팀 수가 4개 팀에 그친 데다, 기존 레퍼토리를 그대로 반복하는 공연이 많아 밋밋한 경선으로 치러졌다. 국수호 심사위원장은 어려운 여건에 무용제 출전을 위해 노력한 팀에게 격려를 하면서도 “객석에 영감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창작공연을 내놓기 위한 노력과 무용가들의 몸만들기와 같은 자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2013 젊은 안무자 창작춤판-제12회 전국신인안무가대전’이 평가를 받았다. 역시 군산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전국안무가대전’에서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만 40세 이하 단원들로 구성된 무용단 7팀이 20분 이내 발레를 제외한 한국·현대 부문 창작무용을 선보였다. 경기도 성남·충남 천안·전남 목포를 포함해 도내 현대무용·전통무용단까지 참여해 한국 무용의 흐름을 읽는 자리가 됐다.

 

△중견 무용인들의 잇따른 발표회

 

무용단 신설이나 신진 무용인들의 실험적 작품 발표가 흉작을 보인 반면, 중견 무용인들의 작품 발표가 이어져 그나마 전북무용이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전주 출신의 원로 무용수 육완순씨(79·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가 연초 서울 소극장에서 현대 무용 50년 무용페스티벌을 연 것은 후배들에게 자극이 됐다.

 

또 전북의 50~60대 중견 무용인 7명이 사단법인 ‘춤·전라북도’ 주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2013 우리춤, 오늘’의 자리를 통해 전북을 대표하는 여러 유파의 춤을 선보였다.

 

또 전북무용협회가 지난해에 이어 ‘시대공감 예감Ⅱ’주제로 도내 각 지역에서 선보였던 대표 작품을 모아 전북 무용의 오늘을 보여줬다. 공연에는 군산·남원·익산·전주·정읍 등 도내 협회 내 5곳의 지부가 참여했다.

 

올 연말로 도립무용단장을 내려놓는 문정근씨를 위해 단원들이 헌정무대를 열었으며, ‘춤 인생 60년’을 담은 문 단장의 공연 무대도 주목을 받았다.

 

△무용 저변확대 시급

 

관립 예술단을 제외하고 공연무대 조차 구하기 힘든 지역 무용계의 어려운 현실에서 우진문화공간이 올해도 무용인들에게 힘이 됐다. 우진문화재단은 자체 기획으로 2013 우리춤 작가전-신인춤판’을 열어 젊은 무용인들에게 창작 의욕을 갖도록 했다. 우진문화공간에서 무용 발표가 대세를 이룰 만큼 전북무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자체 소극장을 갖고 있는 무용단이 없는 실정에서 널마루무용단이 우진문화공간을 상주 공연장으로 활용했고, 정읍 리틀발레단은 정읍사예술회관을 상주 공연장으로 삼았다. 전북 무용발전을 위해서는 무용인들을 위한 전용 공간 확보가 필요함에도 아직까지 별 목소리가 없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무형문화재, 수상 등 경사도

 

이화석 전북대 무용학과 교수가 2013 서울 국제 안무 페스티벌(SCF) 본선에서 김기인 무용예술상을 수상했다.

 

이 교수는 11월26일부터 12월1일까지 서울 아르코극장에서 열렸던 이 대회에서 ‘One hundred and eight’ 작품으로 상을 받았으며, 2014 핀란드 포리 댄스페스티벌 초청단체로 선정되는 혜택을 받았다.

 

김화숙 원광대 교수는 대한토목학회가 수여하는 제12회 한국토목문화대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40년 넘게 우리나라 현대무용의 개척과 발전에 공헌, 세계 현대무용 사전(1998)과 세계 춤 사전(2000)에 등재되는 공로를 평가받았다.

 

김광숙(69·예기무·제48호) 이길주(64·원광대 교수·호남산조춤·제47호)씨가 올 전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전북 명무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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