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과 뜨겁게 교감하는 인격적으로 매력있는 인물 / 청년들 멘토로 떠올라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미국 시인 에머슨의 시 ‘성공이란 무엇인가’의 이 한 구절을 삶의 목표로 삶은 이가 있다. 요즘 중국 상하이 한인사회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책 ‘선한 영향력’(북셀프 펴냄)의 저자 박상윤 회장(51·상해상윤무역 대표)이다.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은 기업인의 인생목표로는 좀 의외다. 2008년 상하이에서 2억원으로 창업하여 지금은 4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회장이며, 광대한 가능성의 땅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멘토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책 제목 ‘선한 영향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중국인들과 뜨겁게 교감하여 사업에서 성공하고 그 영향력을 선량하게 확산시키고 있다.
나는 대학에 막 입학한 1982년 전북대 교정에서 박상윤 선배를 만났다. 당시 무역학과 2학년이던 선배는 내가 가입한 써클의 멤버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상과대학보다는 인문대쪽에서 더 자주 만났다. 선배는 시를 쓰고 있었다. 그래서 문학을 전공하는 우리와 더 정서가 맞았던 것이다. 당시 대학은 민주화운동의 급류 속에 있었다. 전투경찰로 입대했던 선배가 휴가 나와 엉망으로 취해 울부짖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시위대를 막아야하는 자신이 너무 싫다고, 젊은이들이 서로 대치해야하는 현실이 미치도록 싫다고 선배는 가슴을 쥐어뜯었다. 시위진압을 거부했다가 모질게 맞기도 했던 그가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하여 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마침내 모범적인 기업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이 책속에 소개되어있다.
박상윤 회장은 90년대 초반 국내 대기업의 주재원으로 중국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현지인도 감탄할만한 수준 높은 중국어를 구사하고 진정을 담은 비즈니스로 회사에 큰 이익을 주었다. 책에 소개된 그의 노력과 중국어공부 일화들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 흔한 지방대 출신이라는 ‘허물’ 한번 등장하지 않는다. 악조건도 내가 노력하면 좋은 조건으로 바뀐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가 인생의 기로에서 창업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했을 때 자신이 중국의 그 분야에서 ‘전설’이었음을 알게 된다.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인 비즈니스맨, 중국인들과 진심이 통하는 한국인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이 기반이 그가 창업하여 성공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
상윤무역은 균등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회사이다. 사장의 차를 운전하던 중졸 학력의 운전기사들은 차례로 영업간부, 공장장으로 승진했다. 새로운 일에 자신없어하는 운전기사에게 “당신의 가능성을 확신하는 나를 믿고 뛰어보라”고 박 회장은 독려했다. 그는 기업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가장 먼저 직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유럽계 대기업 못지않은 대우를 하고 누구라도 열심히 하면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는 “나는 회장이 되고 싶다, 당신들을 사장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한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덕분에 회사의 매출은 일반적인 경기에 관계없이 치솟고 사무실 규모는 나날이 커진다. 청소원과 택배원에게도 따뜻한 표정으로 먼저 인사하고 경어를 쓰는 박 회장은 중국인들에게 ‘인격적으로 매력있는 인물’로 비춰졌으며 곧 사업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올해 여름 박 회장은 회사직원 전체를 고향 전주로 초청했다. 한옥에서 잠자고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상윤무역 직원들은 한국이라는 나라, 전주라는 도시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됐다. 그리고 해마다 창업기념일에는 전직원 해외여행의 보너스를 약속받았다.
이번에 박상윤 회장이 책을 쓴 것은 자신의 인생이 절반의 지점에 왔다고 생각해서다. 그의 꿈은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며 10명의 사장을 두는 그룹의 회장이 되는 것이다. 그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실천하여 지금에 이르렀듯이. 그것은 단순히 2조원의 매출에 그치지 않는다. 2조원의 가치를 넘어서는 선한 영향력의 확산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나는 그가 언젠가 20대에 마치지 못했던 시를 쓰고 한권의 단아한 시집을 낼 것으로 믿는다. 그가 진심경영을 하고 중국인들이 칭송하는 ‘인격매력(人格魅力)’의 소유자가 된 자양분의 일부는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문학적 성분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선희씨는 신문를 거쳐 현재 우진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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