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탔는데, 서울과 뭔가가 달랐다.
객차가 작아 아늑하기도 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특히 그랬다.
서 있던 한 젊은이를 앉아있는 할머니가 손으로 건드리며 “저기 자리 났으니까 가서 앉아”라고 말한다.
그에 대해 젊은이는 “아! 할머니 고맙습니다”하고 웃으며 가서 앉는다.
지난 9년 동안 서울지하철을 타면서는 볼 수 없던 광경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지난 2011년 부산과 대구의 지하철을 탔을 때도 ‘시설은 서울에서나 보던 것들인데,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르네’라고 느꼈던 일이 생각났다.
수도권 중심의 오랜 중앙집권 역사 때문인지, 오늘날까지도 한국은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시골’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무작정 서울을 동경하는 소위 ‘서울병’에 걸린 사람들이 생겨, 딱히 서울에서 대단한 일을 할 것이 없는데도 고향을 등지고 이유 없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고향으로 돌아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아직 지방에는, 특히 우리 전북에는 정(情)과 유대감, 예의, 진심이 생생히 살아있다.
게다가, 전주는 얼마 전 ‘사회의 질’ 평가에서 전국 230개 지자체 중 4번째로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회 기반시설이나 여건, 시민수준이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질 게 없다는 얘기다.
또, 백제의 왕도이자 조선왕조의 발상지도 전북이다.
한반도 역사는 전북을 빼놓고는 말 할 수 없다는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한, 대단한 지역이 바로 우리 전북인 것이다.
귀향을 실패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서울시민에게 지방의 당당함을 주장하는 경상도인의 줏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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