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7일 전주지법 2호 법정에 선 현직 전북도의원 A 씨. A 의원은 지난해 5월 김제의 한 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김제시장에 출마할 테니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로 지난 1월 21일 재판에 넘겨졌다. (3월 4일자, 27일자 보도)
그는 이달 초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대 후보 측의 음모에 불과하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한술 더 떠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담당 검사의 압박이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전주지검 고위 관계자는 “A 의원의 주장이야말로 허무맹랑하다”고 일축했지만, 그의 주장은 확고했다. 그러나 이날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변성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 의원은 변호인 없이 홀로 나왔다.
“재판에서 검찰의 강압 수사에 대한 사실 관계까지 모조리 밝히겠다”던 그였기에 의외였다.
압권은 법원에서 국선 변호인 선임 절차 등을 안내한 고지 내용에 대해 그가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것.
재판부가 “도의원까지 하셨으면 이런 재판 절차는 미리 알아보거나 법률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A 의원은 “본인이 변호인 없이 검사가 심문을 하면 반대 심문, 소위 증거를 탄핵할 수 있겠느냐. 최소한 국선 변호인의 도움은 받아야 한다”고 재판부가 조언하자, 그제야 “국선 변호인을 선임하고 싶다”고 말을 바꿨다. 이런 내용을 확인한 기자가 ‘검찰의 강압 수사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했는데 법정엔 왜 혼자 나왔느냐’고 묻자 A 의원은 “일개 도의원의 일일 뿐인데 뭐 하러 (기사를) 쓰냐”며 화부터 버럭 냈다.
그는 “법정엔 기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내가 말하지도 않은 내용이 보도됐다”며 인터뷰도 거절했다. 하지만 법정엔 기자들이 있었다.
현직 도의원이 사전 선거 운동 혐의로 법정에 선 것만으로 중한 일일 텐데. “일개 도의원의 일을 보도할 정도로 기자가 그렇게 할 일이 없냐”는 그의 말대로라면 모든 기자는 할 일이 없어야 맞다.
윤 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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