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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음악] 세 인종이 만들어낸 창조적 음악…개성과 어울림의 세계

타악기 연주 리듬에서 흥겹고 신명난 선율 / 올 소리축제서 '베토 자메이카' 공연 기대

▲ 아르헨티나 출신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

메스티소(Mestizo), 물라토(Mulato), 잠보(Zambo).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의 퓨전(fusion)화된 인종 이름들이다.

 

메스티조는 스페인계 백인과 인디오 원주민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이고, 멕시코를 비롯한 중미와 남미 중에서 북쪽의 나라들에 많다. 뮬라토는 백인과 아프리카 흑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인데, 브라질과 쿠바 등 카리브해의 섬나라에 주로 있다. 마지막으로 잠보는 인디오 원주민과 아프리카 흑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이 새로운 인종들이 라틴 음악을 만들어냈다.

 

퓨전(fusion)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것을 섞어 새롭게 만든 것’이라고 쓰여 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이질적인 것들의 조화로운 섞임이다. 그래서 개성과 다양성 있는 새로운 창조적 어울림의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라틴음악이야말로 진정한 퓨전음악이다. 라틴음악을 듣다보면 그 흥겨움과 신명남에서 뜨거운 열정과 강한 에너지의 분출을 체감한다. 좀더 세밀하게 음악을 들여다보면 그 신명남과 흥겨움은 타악기 연주의 리듬에서 연유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타악기의 리듬은 아프리카가 원류라는 것도 이내 알게 된다.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멜로디는 유럽의 백인과 원주민인 인디오의 선율의 영향임을 느낄 수 있다. 라틴아메리카를 지배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유럽계 백인과 그들의 노예로 팔려왔던 서아프리카의 흑인, 그리고 원주민인 인디오의 진정한 섞임과 어울림의 퓨전문화에서 새롭게 출현한 음악이 라틴음악이다. 라틴음악은 그 자체가 월드뮤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라틴팝이나 라틴 재즈 같은 몇몇 장르까지 포함하기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다.

▲ 쿠바 출신 작곡가 카를로스 푸에블라(Carlos Puebla)가 체 게바라를 기리기 위해 만든 노래가 들어간 추모 음반.

라틴음악은 월드뮤직을 지구촌 사람에게 각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음악시장을 꽉 잡고 있던 주류 음악산업 회사가 있는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웠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는 히스패닉(hispanic)이라 하여 일찍부터 많은 라틴아메리카 사람이 이주했다.

 

살사(salsa)라는 음악이 빠른 시간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도 미국의 상업자본과 뉴욕의 빈민가인 할렘에 쿠바와 푸에르토리코의 가난한 라틴 음악가가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기능했다. 이처럼 많은 라틴음악은 여러 이유로 미국에 쉽게 건너갔고, 이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었다.

 

콜럼버스(columbus)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로 쿠바(Cuba)는 라틴아메리카의 관문이었고, 전염병으로 인디오 원주민이 전멸하다시피 한 뒤 아프리카 흑인이 그 자리를 메꾼 탓으로 물라토가 많았다. 그래서 쿠바의 라틴 음악도 스페인계 백인의 선율적인 부분과 아프리카 흑인의 원초적인 타악기 리듬이 절묘하게 섞이고 조화롭게 어울려 다양한 음악장르가 탄생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쿠바는 라틴음악의 종주국, 보물창고, 흑진주 등의 많은 수식어가 붙었다. 쿠바에서는 손(son), 살사, 아바네라(habanera), 차차차(cha cha cha), 룸바(rumba), 맘보(mambo), 볼레로(bolero), 누에바 트로바(nueba troba)등의 음악이 탄생했고, 다른 라틴아메리카 나라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콜롬비아 그룹 ‘베토 자메이카’를 초대했다. 열정에 찬 라틴음악을 선물할 것 같아 기대된다.

▲ 채광석 음악여행가

※이 칼럼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공동 연재하고 있으며, 소리축제 공식 블로그 ‘소리타래(http://blog.sorifestival.com)’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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