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경찰서 부송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10대 청소년을 찬찬히 타일러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19일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4시 20분께 전북지방경찰청 112상황실로 익산에 사는 정모 군(18)이 ‘자살하고 싶다’는 전화를 걸었다. 정 군은 고등학교를 자퇴해 올해 수능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으며, 집안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해 상실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 군이 정서적으로 크게 의지했던 여자친구가 수능시험 성적이 좋지 않다며 죽고싶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고 한다”며 “힘들어 하는 여자친구에게 아무 도움도 줄 수 없고, 집안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본인의 모습에 무력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정 군의 신원을 알아냈으나, 정 군이 주소지인 익산 중앙지구대 관할이 아닌 부송지구대 관할지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부송지구대에 급히 연락했다. 정 군의 친구 3명으로부터 정 군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낸 김부현(58) 팀장과 박정인(43)·고종엽(49) 경위는 2시간 동안 정 군의 위치를 찾으려 헤맸다.
김부현 팀장은 “주변 아파트 각 동을 다 찾아다니다가 모 아파트 14층 계단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앉아있는 정군을 발견했다”며 “정 군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너는 소중한 사람’이라며 위로한 끝에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인계된 정 군은 아무 탈 없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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