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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해외 진출 하려는 중국 기업에게 기회의 땅" 중국 기업자문가 리쑤 총재(하)

▲ 중국 상하이의 경제중심으로 부상한 푸동지구 야경. 사진제공=Wikimedia Commons

중국의 기업 자문업체인 허쥔컨설팅(和君創業)의 리쑤(李肅) 총재는 지난달 24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새만금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중 경협단지와 관련해 이른 시일 내 확실한 실체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 새만금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동향은 어떤가.

 

“대다수 중국 기업들은 지난 9월 2일 500대 기업 고위급 포럼에서 새만금에 관한 자료를 처음 접했을 것이다. 그들은 현장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지금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제일 관심있는 주제가 바로 자유무역지구다. 현재 중국의 모든 기업들이 상하이(上海)와 첸하이(前海) 자유무역지구의 부지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부지 확보는 조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새만금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해외 자유무역지구다. 국내보다 더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한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던 기업가들은 상당히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 새만금에 중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새만금이 중국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자본에 대한 규제 완화다. 중국은 지금 자본이 넘쳐나지만, 금융 당국은 이를 통제하기에 바쁘다. 중국은 국가 주도 경제체제의 특성상 금융부문에 현실과 유리된 억압적 요소들이 많이 작용하고 시장에는 이로 인한 모순이 존재한다. 현재 홍콩의 혼란은 새만금 금융지구의 발전 기회가 될 수 있다.”

 

- 금융 특구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다면.

 

“첫째, 위안화에 대한 개방이다. 즉 이 특구지역에서는 위안화와 원화의 직거래, 그리고 다른 외화의 직거래를 허용하는 것이다. 둘째, 한국의 증권거래소를 새만금으로 옮겨 양국의 주식시장 통합 운영을 추진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지금 중국에서는 북방에 개설할 새로운 증권거래소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새만금의 증권거래소와 연계한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요컨대 한-중간의 후강통( )이다. 중국은 과거 독일 암스테르담 증권거래소와도 이와 비슷한 구상을 했던 적이 있다. 셋째, 새만금내 외자기업 설립의 간편화 및 조세 혜택이다. 넷째, 금융관련 창업 특구지역의 설립이다. 마지막으로 스위스식 비밀주의 시스템 구축이다. 물론 범죄와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자금은 예외조항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제도를 보장한다면 중국 기업들은 새만금으로 그야말로 거대한 밀물처럼 밀려들 것이다. 저들 중 어떤 항목은 분명 민감한 요소가 있을 것이다. 큰 발전을 원한다면 그만큼 개방적이고 전향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 이번에는 중국의 관광산업 동향에 대해 말해달라.

 

“지난 9월 2일 충칭에서 열린 중국 500대 기업 고위급 포럼(中國500强企業高峰論壇)에서 새만금 사업과 더불어 한국 서비스 산업 진흥 계획이 소개됐다. 당시 나는 중국측 인사로서 평을 요청받아 여행 산업에 대한 내 견해를 밝힌바 있다. 중국 관광산업의 핵심은 소위 ‘징관(景觀·볼거리)’을 만드는 것이다. 전국의 모든 도시들이 징관을 조성해 전세계 관광객이 방문토록 하는 것으로 대규모의 투자가 요구된다. 1992년 만리장성 주변 지역에 20여개의 징관 조성 계획이 진행됐는데 다 실패로 끝났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밍스산링(明十三陵)이라는 징관이 탄생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10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 등의 문화적 자원이 축적돼야 하나의 징관이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30년간 이 징관을 만들기 위해 전세계 관광 산업의 본보기를 적용하며 수많은 시도 끝에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 중국 내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면.

 

“우시(無錫)에 있는 링산다포(靈山大佛)가 좋은 예다. 원래 이 곳은 황무지였다. 개발 당시 자본금이 부족해서 기부금을 조성해서 진행하기도 했다. 결국 2008년에 링산판궁(靈山梵宮)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전세계 관광객들이 이 징관을 보기 위해 우시를 방문한다. 징관을 만들어내면 다음 단계로 관광객들을 어떻게 일주일간 머물게 하여 소비를 일으킬지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건강, 교육, 교류등 모든 테마를 활용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주관광(移居旅遊) 단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 중국 관광산업의 핵심‘징관(볼거리)’으로 전세계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링산다포’. 사진제공=Wikimedia Commons

- 이주 관광 사업에 성공한 곳이 있는가.

 

“미국의 플로리다 주는 1926년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고 100만명 밖에 남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20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바로 이주관광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잠깐의 여가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들이 대부분였지만, 점차 은퇴자들이 노후를 위해 주택을 구매하고 이주를 시작했다. 그 후 별다른 공업기반 시설도 없었던 이 곳에 점차 고도의 기술 산업들이 자리잡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등 항공 우주 산업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플로리다 주는 미국 전체 주를 통틀어 인구와 GDP가 각각 5위권 안에 드는 지역으로 성장했다. 이주관광객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플로리다는 없을 것이다.”

 

- 한국에서 중국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제주도를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관광객들뿐 아니라 아예 주택을 구입해 거주하는 중국 이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이주 열풍이 제주도의 부동산 가격을 급속도로 상승시켜 최근에는 제주도 지방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있었다. 크게 보면 중국 자본의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와도 맞닿아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2년간 중국내 모든 지역은 서로 어떻게 하면 다른 지역의 인구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일단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든 소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제주도를 보면, 제주도는 관광에 대한 이해를 잘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지역의 발전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 땅을 구하고, 이주함으로써 시작된다. 만약 1000만 명의 중국 부유층이 제주도에 주택을 보유한다면 이에 따른 경제 성장은 필연적이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직업을 찾아 돈을 벌러가는 것이 아니라, 돈을 소비하러 가는 것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중국 남부의 하이난다오(海南島)는 오로지 겨울시즌에만 잠깐 관광객이 몰린다. 여름에는 텅 빈 곳이 된다. 하이난다오의 가장 큰 고민도 여기 있다. 한번 눈요기하고 가는 것은 관광의 가장 낮은 단계이며 단기 체류는 중간 단계다. 이주 관광으로 지속적인 소비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다. 한국은 앞으로 1000만에서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이주관광 수요에 대한 연구도 해야한다. 우리는 항구도시가 이주관광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 이주관광객들은 내륙 여행지를 찾아가 또 다른 소비를 일으킬 것이다. 이주관광객들의 소비로 인한 현지의 경제적 쇼크를 우려한다면 그들의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일종의 특구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 외국인들은 특정한 구역에서만 물건을 구매할수 있도록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만금 개발에 이런 폐쇄적인 마인드로 접근한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 덧붙일 조언은.

 

“아직 모든 것은 그야말로 머릿속의 구상에 불과하다. 새만금 내부는 아직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 한-중 경협단지 부지도 확정된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의 논의는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른 시일 내에 좀 더 확실한 실체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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