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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 차신준 북경대 대학원 객좌교수 인터뷰 (하)

"한·중경협단지 성과 이끌려면 중국 정책부터 분석해야"

▲ 차신준 북경대학교 대학원 객좌교수는“새만금 한·중경협단지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중국 산업의 전체적인 흐름과 기업들의 동향 등을 비롯한 중국 정책을 먼저 분석한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대국으로 변모한 중국의 위상과 영향력은 한국의 ‘요우커(游客:중국 관광객)’ 특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요우커들이 일으키는 소비는 단순한 관광소득 차원을 넘어 향후 한국 내수를 이끌어갈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차이나 머니의 영향력이 앞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차신준 북경대학교 대학원 객좌교수는 한·중 관계의 미래는 인재 양성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한 차 교수는‘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가 전북지역 경제를 비롯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 한·중간의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중국과의 경쟁은 결국 인재 전쟁으로 귀결될 것이다. 중국시장의 활용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자산은 인재다. 무엇보다도 중국에 특화된 실력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대중국 인식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 중국에는 이제 일류가 들어와야 한다. 일류가 아니라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 궁극적으로 인재 양성에 대중국 전략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 새만금 얘기를 하지 않을수 없다. 지난해 한·중정상회담에서 새만금 한·중경협지구안에 중국이 합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만금 개발에 중국 측의 참여와 협력은 분명 좋은 호재다. 명심해야 할 것은 진정성 있는 중국의 협력이나 투자는 국가 정책의 큰 틀에서 분리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질적 성과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무엇보다 현재 중국의 정책부터 분석해야 한다. 또 중국 산업의 전체적인 흐름과 기업들의 동향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질 때 중국과 연계한 새만금 개발의 정확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정밀한 계획없이 막연하게 어떤 판만 만들어주면 중국 기업들이 알아서 투자할 것이고, 그 안에서 자기들끼리 무슨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절대 금물이다. 중국 자본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 계획없이 무작정 중국과 협조하면 길이 열린다라는 접근은 너무도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 자신이 주체가 되는 세밀한 프로세스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결국 중국 측의 요구에 휘둘리게 된다.”

 

- 새만금 사업은 여태껏 숱한 방향 수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구체적 개발 방향은 아직도 협의중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새만금 프로젝트의 성격을 정확히 규명하고 구체적이고 확실한 계획을 세우는게 일의 순서다. 중국 자본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들어온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해야 한다. 대개의 중국 자본은 욕망의 평균치가 높으며 긴 안목을 가지고 있다. 만약 전라북도가 중국과 연계한 어떤 장구한 사업을 추진한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중국의 정책과 경제 동향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는 상설 연구팀의 조직이다. 중국이 어떤 정책을 발표한다면 구체적으로 무슨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전북이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한 중국측 자료를 축적해놓고 전체적인 흐름을 수시로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중국 정책은 연속성이 있기에 요령만 파악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과거 다롄시 투자 고문을 맡았었던 적이 있다. 투자유치를 위한 전시성 홍보 행사가 넘쳐났다. 적당히 양해각서(MOU) 형식의 협약만 받으면 그것이 실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라 내용 확인도 하지 않고 백지에 도장만 받아가서 나중에 문서를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대단한 행사같지만 이런 것들은 결국 아무런 실체도 없다. 실질적 내용 없는 전시성 홍보 행사는 아무 소득없이 오히려 중국 측에 주도권을 주고 끌려다니게 될 빌미만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

 

- 새만금 한·중 경협지구 개발에 대한 구체적 조언을 한다면.

 

“중국은 현재 큰 규모의 체제 변환을 시도하는 중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시기에 중국이 필요한 여러 기술들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7가지 신성장 산업분야가 한국과 서로 겹쳐 경쟁이 예상되는 부문이 있지만 완전히 동일하진 않다. 구체적인 면을 연구한다면 분명 서로 보완관계가 되는 항목이 존재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으로서는 그것을 찾아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새만금 한·중경협지구를 미래 신성장 산업의 상호 협력단지로서 활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양국이 서로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새만금이라는 한 장소에서 그것이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신성장 산업이 어떤 것인지, 거기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연구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신성장 산업 협력단지가 조성되고, 향후 새만금이 한중 신성장 협력의 중심지역으로 부상한다는 구상이라면 분명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겉모양만 번드르르한 거창한 비전만으로 접근하는 건 아무 실리도 없다. 중요한 건 현실성 있는 내용이다. 기왕 중국과 협력하기로 했다면 정부 차원에서 중국 전문 연구조직을 발족해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끊임없이 파악하고 꾸준히 중국 측과 접촉할 것을 조언하고 싶다. 중국인들은 이윤에 대한 본능을 유전적으로 타고난 사람들이다. 제안이 타당하다면 결국 움직일 것이다. 새만금 한·중 경협지구는 양국 정부가 참여와 협조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진행하는 중요한 한·중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성공한다면 한·중관계에 있어서도 길이 남는 사례가 될 것이다. 부디 새만금 사업이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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