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움에 두어 발짝 다가서니
불청객에 깜짝 놀라 날아가 버리네
저나 나나 나그네이긴 마찬가지
어쩌다 훼방꾼 된 게 민망한데
강물엔 내 그림자만 길게 드러눕네
시린 그림자 곁으로 낮달 살며시 들어서니
억새 숲 사이에 졸던 실바람
심술부려 잔물결로 흩어버리네
허전함에 망설이다 돌아서는데
날아드는 철새들 강물 빙그레 반겨 안고
노을에 안긴 억새꽃 백발이 찬란하네.
△시인 조춘식 씨는 계간 〈한국작가〉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한국작가동인회 회원으로 현재 전주한일고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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