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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축제 취소, 어물어물 넘어가나

▲ 김효종 제2사회부 기자·무주

개최를 고작 사흘 앞두고 내려진 남대천얼음축제 취소 이후 무주지역 분위기가 싸늘하다.

 

주민들은 행사취소 자체도 불만이지만 그보다도 행사추진위원회(위원장 박희용)와 무주읍(읍장 한광철) 등 관계 당국의 대책 없는 미온적 대응에 더 큰 분노를 쏟아낸다.

 

세 번의 얼음축제를 치르는 동안 반딧불전통시장을 비롯한 무주읍 관내 숙박·요식업소 등은 특수효과를 누렸었고 네 번째를 준비하는 내내 그들에게는 상당한 기대감이 쌓여갔다.

 

하지만 지난 5일 밤부터 내린 비로 단단히 얼어가던 강 위의 얼음이 녹았고 급기야 행추위는 안전을 이유로 행사 전면 취소결정을 내렸다.

 

이는 상인과 주민들에게는 커다란 상실감을 안겨 주었고 관계 당국에게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지역의 중요한 축제를 준비단계에서부터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따른다.

 

어려웠다고는 하나 짧은 회의를 거쳐 내려진 취소 결정 후에 이를 알리는 언론보도와 지역 곳곳에 내걸린 몇 장의 현수막이 사태수습의 전부였다. 그저 못하게 됐노라고 날씨 탓으로만 책임을 돌렸다. 축제를 해보기도 전에 사전 지출한 국민의 혈세는 대체 얼마인지 공개도 못 할뿐더러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땅바닥에 내던진 그 예산들이 아깝지도 않은지 당당함을 넘어 뻔뻔하기까지 하다.

 

 ‘주민들의 안전’은 최우선이다. 하지만 고온현상을 전혀 예견하지 못했을 리 없고 특히 지난해에도 이런 이유로 래프팅 보트와 각종 건설자재 등을 투입해 어렵사리 축제를 치러내는 값비싼 경험을 해보지 않았던가.

 

관계 당국은 아픈 기억을 교훈 삼아 철저한 준비를 했어야 했다. 이를 간과한 행추위와 무주읍은 원망과 비난 섞인 주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달게 받아마땅하다.

 

날씨는 언제든 변화무쌍하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지역의 중요한 행사를 계속해서 하늘의 뜻에 맡길 수는 없다. 구경조차 못 해보고 내다 버린 소중한 예산이 누구의 주머니를 통해 다시 채워져야 하는지 지역의 살림꾼들은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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