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4 07:28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술잔 속에 그려진 보름달

▲ 김형중
거친 손으로 뜯겨지는 월력月曆이

 

초라한 모습으로 내동댕이쳐질 때

 

희멀건하게 바래져가는 나이테로

 

바라보는 둥근달은 수만 년을 그대로인데

 

우리들의 착시錯視로 반달이 되었다더라.

 

머리끈 질끈 동여맨 채로 달려 온 비포장 길

 

이제는 속마음을 열어 싸여진 찌꺼기들을 뱉어내자.

 

세상 누군들 슬픈 사연 없는 이 어디 있으랴만

 

헐레벌떡 뜀박질한 세월을 뒤돌아보며

 

편한 자세로 마주앉아 시원하게 쭉 들이키는

 

막걸리 잔에다 덩그런 보름달을 담아 마셔버리자.

 

△김형중 수필가 겸 시인은 계간 <문예연구> 로 등단, <허수아비들의 노래> 등 3권의 시집을 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