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전직 정치인에겐 현직 정치인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전직 정치인은 현직 정치인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경험을 토대로 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대인배 답게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유독 많은 신경을 쓰는게 작금의 정치풍토다. 나라를 위해, 지역을 위해 서로 힘을 모아야 하는 이들은 사회 지도층으로 일컬어지기 때문에 갈등보다 화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변을 의식한 탓이 크다. 이렇게 누군가의 앞에서라도 예우를 중요시 여겼던 정치풍토가 익산시에선 이제 멀어져가는 분위기다.
전임 시장 사람이라는 이유로 매번의 인사 때마다 좌천되는 분위기 탓인지 전임 시장이 8년간 머물렀던 익산시청을 직접 찾아와도 그 누구도 내다보지 않으니 말이다.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진 모현 우남아파트에 대한 청원심사를 진행하는 익산시의회로부터 청문 특위 출석을 통지 받은 이한수 전 익산시장이 24일 시청을 찾았지만 전임 시장에 대한 예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6월 퇴임 이후 8개월 만에 공식적인 첫 방문이었지만 단 한명의 공무원도 그를 맞지 않았다.
시의회 특위 출석에 앞서 익산시청 브리핑룸을 찾은 그는 기자들의 많은 질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시종일관 차분히 답했다. 우선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 이날의 시청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씁쓸한 헛웃음으로 대신했다,
이어 현직 시장도 출석치 않았고, 강제성 또한 없는 시의회 출석요구에 응한데 대해 그는 “시장까지 지낸 사람이 시민이 뽑아준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할 수 없어 출석하게 됐다. 8년의 익산시를 이끈 사람으로서 항상 지역에 빚을 가지고 있는 기분이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익산시청 방문길에 박경철 시장을 예방해 잠깐이나마 티타임을 가지려고 사전에 연락을 취했지만 바쁜 일정 탓으로 만나지 못했다고도 했다.
아직까지 정치적 앙금이 가시지 않은냥 왠지 불편해 보이는 전·현 시장의 모습에서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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