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말썽을 부린다는 이유로 초등학생 친손자를 막대기로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할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에 사는 박모 씨(51·여)의 아들인 김모 씨(28)와 며느리 최모 씨(27)는 이른 나이에 남매를 낳아 어머니 박 씨에게 맡기고 집을 나갔다. 남매를 키울 만한 경제적 능력이 없어서다.
경찰에 따르면 손자인 김모 군(9)은 평소 거짓말을 하거나 지갑 속의 돈을 훔쳐 과자를 사먹었다는 이유로 할머니 박 씨에게 체벌을 당해왔다.
지난 2010년 10월에는 할머니 박 씨가 김 군을 때리는 것을 목격한 마을 주민의 아동학대 신고로 김 군이 한동안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적도 있었다.
전주 덕진경찰서 관계자는 “아동보호시설 관계자로부터 김 군이 탈모증세가 있고 몸에 멍자국까지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지난해 4월 김 군의 부모가 찾아와 아이를 다시 할머니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김 군은 할머니 지갑에서 돈을 꺼내 과자를 사먹은 뒤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화가 난 박 씨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늦은 시간까지 김 군을 벌 세우고, 플라스틱 빗자루로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때렸다.
김 군은 다음 날 오전 10시 30분께 숨진 채 발견됐고, 박 씨는 직접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김 군의 사인은 내부 과다출혈로 인한 외인성 쇼크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지난 28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