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마음에 금강 물을 혼합해 수돗물을 생산·공급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익산시 상하수도사업단 최양옥 단장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4급수의 금강 물을 깨끗한 물과 혼합해 시민들에게 공급한 것은 박경철 시장과 관련이 없고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해당 부서장과 직원들이 논의해 진행된 이번 사안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익산시 상수행정을 맡고 있는 책임자로서 비록 부서장인 자신도 몰랐지만 부하 직원들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상급자의 자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 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고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겠다”고 밝힌 박 시장과 사뭇 다른 리더십이다. 하지만 최 단장이 이날의 기자회견에서 부하 직원의 잘못을 모두 떠안겠다며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지역사회 반응은 냉랭하다.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진상규명은 고사하고 오로지 시장을 구하기 위해 구차한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놓은 탓이다.
일각에선 총대를 메고 혹을 떼려 나섰다가 오히려 혹을 붙이는 꼴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 단장은 이번에 금강 물을 공급하면서 실시했던 수질검사 결과, 수질기준에 모두 적합했기 때문에 향후 금강 물을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반드시 시민들의 동의를 얻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1년 할로초산이 검출된 금강물은 결코 시민들의 생활용수로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힌것과는 아주 상반된 얘기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다.
최 단장은 계속 어긋났다.
“신흥정수장 1km반경에는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화학공장이 10여개 있다”면서 뜬금없이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의 텐진사고까지 예로 들며 강조한 광역상수도 도입 필요성은 진정한 대시민 사과보다 박 시장을 위한 변명이 우선인것 처럼 비쳤다.
아직까지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파악조차 못하는 익산시의 상수행정 단면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기자회견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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