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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출산 손목관절통

▲ 이은희 우석대 전주한방병원 교수
“아직 애도 안 낳았는데.”

 

“애 낳을 때 손목에 제가 힘을 많이 줬나봐요.”

 

“수유하는라 애를 안고 있다보니까.”

 

많은 임산부들이 손목 관절통에 대해 뭉뚱그려 말하지만 사람마다 조금씩 그 증상과 경과와 치료가 다르다. 사실은 이러한 불편감 혹은 통증을 호소하면서 조심스럽게 떠오르는 두려움은 ‘산후풍’이라는 막연한 단어. 정확히 말하자면, 불안(不安)이라는 말이 더 옳겠다.

 

두려움이라는 것은 정확한 대상이 있지만, 막연하고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공포는 불안감이다. 내 증상의 원인과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같은 통증과 경과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고 불안감 따위는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다.

 

표현과 양상, 정도가 다르지만 대부분 임신 중 약해진 인대와 수유로 인한 과도한 손목 사용, 수유 자세 등의 이유로 손목이 아프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산모들이 통증을 호소하는 만큼 잘 호전되지 않는 부위도 손목이다.

 

특히 손목이 시큰거리는 증상은 임신 말기, 출산 초기부터 호소하는 증상이다. 임신 중 릴랙신이란 호르몬의 영향으로 이완되고 약해진 인대와 관절을 산후에 과도 사용함으로써 호소하는 증상이라 볼 수 있다.

 

시큰시큰한 통증은 관절 통증의 주 증상이기 때문에 손목에서 이런 신호가 오고 있다면 관절을 보호하는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후 이완된 관절이 회복되는데 6주에서 길게는 12주까지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은 조심해야 하는데, 지속적인 수유와 육아는 근본적인 회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손목의 시큰거림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손목보호대를 반드시 착용하기 시작해야 하고 직장에서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인 사람은 임신 중기 혹은 말기부터 부드러운 손목보호대를 착용하고, 손목을 부드럽게 돌려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쉬면 괜찮아지고 좀 더 사용할 때 악화되는 통증은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지 않으나, 간혹 임신 중 심한 손목 통증에도 임신 증상으로 생각하고 혹은 임신 중에는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출산까지 버티는 경우가 있다. 임신 중 손목이 아프다면 다른 사람에 비해 손목 인대와 관절이 약한 것이기 때문에 미리 보호해줘야 한다.

 

임신 중기부터 심하게 엄지손가락 쪽 손목이 아팠던 산모가 임신 중에 있을 수 있는 증상이라는 말만 믿고 출산 때까지 아무 처치도 없이 지내다 내원한 경우가 있다. 손목에는 통증과 부종이 모두 심한 모습이었다. 손목 초음파상 만성 염증과 삼출물이 가득 차서 손목 건초염이 만성적으로 지속된 상태였다.

 

이런 경우 장기간의 손목 고정과 재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유 동작에 장애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임신 중 손목 건초염 발생 당시부터 고정 및 치료를 받았다면 출산 후 과정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이처럼 엄지손가락 손목 안쪽의 두 개의 힘줄 사이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질환을 손목 건초염이라고 한다.

 

엄지 손가락 움직임의 불편이나 엄지 손가락을 손바닥 안에 넣은 상태로 주먹을 쥐고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젖히면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초반에는 손목의 움직임을 보조할 수 있도록 보호대를 사용한다.

 

시중의 일반적인 손목 보호대보다, 엄지 손가락과 손목을 함께 보조해주는 보조기가 좋고 첩대요법(테이핑요법)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통증의 정도가 심각하다면 부목이 포함된 반깁스 형태의 보조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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