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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문 스탠포드 대학서 배우다] 아름다운 기부정신…진정한 투자에서 '미래 인재' 나온다

철도사업으로 부자된 스탠포드 부부 / 돈 걱정 없이 공부하는 꿈의 학교 설립 / / 실리콘밸리 중앙에 위치 인재 양성 허브 / 졸업생들, HP·구글·야후·나이키 등 창업 / 선진국 도약, 세계적 수준 인재양성 필요

▲ 미국 스탠포드대학 전경.

아래에 설명하는 대학이 어디인지 한번 맞춰 보시기 바란다. 이 대학은 프린스턴 리뷰가 설문 조사한 미국의 고등학생들이 가고 싶은 꿈의 대학 1위이며 하버드 대학과 이 대학에 동시에 합격한 미국의 고등학생들 중 이 대학을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학생이 더 많은 대학. 이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받는 평균 초임은 6만불로 하버드 대학 졸업생의 5만 5000불 보다 더 높은 대학. 현재 교수진 중 21명이 노벨상 수상자이며 학교의 대지는 약 1000만평으로 여의도의 네 배 크기인 대학.

 

이 대학은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스탠포드 대학이다.

 

스탠포드 대학은 1891년에 캘리포니아의 주지사와 미상원의원을 역임한 리런드 스탠포드(Leland Stanford) 와 그의 아내 제인 스탠포드 (Jane Stanford)에 의해 설립됐다. 철도사업으로 큰 돈을 모은 리런드 스탠포드와 그의 아내는 외아들 리런드 스탠포드 주니어 (Leland Stanford Jr.)가 이태리 여행 중 열다섯의 나이에 병으로 죽자 아들을 기념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젊은이들을 모두 자신의 아들로 삼겠다는 마음으로 이 대학과 박물관을 건설해 첫해 555명의 학생을 받아들인 것이 대학의 시초가 됐다.

 

유명 대학들은 대부분 남자들만 입학할 수 있었고 또 각각의 기독교 종파에 의해 후원이 되던 그 당시에 남녀 공학, 무종파주의, 실용학문이라는 세가지 개교 이념을 내세우고 학생들을 모집했는데 1920년까지 수업료를 받지 않아 능력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했다.

 

그 이후 학교가 커지고 재정 부담이 늘어나서 수업료 받기 시작했지만 지금도 26조가 넘는 기부금을 운용하고 또 선형가속기 임대 사업, 스탠포드 대학병원 운영 등에서 나오는 수입 등을 바탕으로 부모의 수입이 연 10만달러 (약 1억2000만원) 이하이면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만일 6만달러 (약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기숙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이 실리콘밸리의 중심지로 서게 된 데에는 공대 학장이었던 프레드릭 터만 교수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크게 기여했다.

 

2차 대전 당시 하버드 대학에서 500명의 연구진을 이끌며 군사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터먼 교수는 종전 후 스탠포드로 옮겨와 향후에 전자통신 분야가 각광을 받을 것을 예견하고 이 분야를 집중 육성했었는데 이때 박사 과정에 있었던 휴렛과 패커드가 1939년 학교 앞 가정집의 차고를 빌려 회사를 만든 휴렛패커드 (HP)가 실리콘밸리의 시초가 됐다.

 

터먼 교수는 학생들에게 연구에서 멈추지 말고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를 만들 것을 장려했는데 자연스럽게 기술을 원하는 회사들과의 산학협동이 이뤄졌다.

 

이러한 과정에 기술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눈을 돌려 이들에게 투자하는 투자가들이 모여들고 또 그 가운데에서 창업과 채용 그리고 투자 및 상장 등의 절차를 담당하는 변호사들과 재무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벤처 창업의 에코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 스탠포드 졸업생이 창업한 구글 회사.

이곳을 졸업한 졸업생들이 구글, 야후, 인스타그램, 나이키, 휴렛패커드, 시스코, 링드인, 썬 마이크로시스템, 페이팔, 테슬러 등 수많은 회사를 설립했는데 해마다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생들이 세운 회사들이 만들어내는 경제 규모를 합하면 약 3조 달러로 한국의 1년 정부 예산의 9배 규모이며, 이제까지 만들어낸 일자리가 540만개로 이 회사들의 경제규모를 합하면 세계 10위권의 대국이 될 정도이다.

 

또한 이 회사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최첨단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며 이제는 세계의 경제와 문화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듯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한 부부가 슬픔을 이기고 내린 현명한 결정이 세계 최고의 대학을 만들어냈고 그 대학의 졸업생들은 세계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대한민국의 많은 회사들이 세계 굴지의 기업들로 자라났고 한국인들 중에도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부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기부를 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학교를 인수한 일부 기업들은 대학에 자율을 허락하는 대신 학교 운영과 학과 선정에까지 관여하며 문제를 일으켜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고,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의 비리를 감추려 교육재단을 만들었지만 기부를 위한 재단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부를 세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쇼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 구글 회사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자원도 부족하고 나라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 양성이다.

 

인구는 줄고 노령화는 심화되고 기업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술 경쟁력은 잃어가는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교육에의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

 

캘리포니아의 젊은이들을 모두 자신들의 자식으로 삼겠다던 스탠포드 부부처럼 새해에는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이나 회사 이미지 재고를 위한 기업들의 일시적인 투자가 아닌 미래를 위한 교육에 진정한 투자가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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